이 그룹은 21일 녹십자홀딩스가 보유한 녹십자생명 지분 전량을 포함, 녹십자생명 지분 93.6%(보통주 기준)을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이날 밝혔다.
현대모비스와 기아차, 현대커머셜이 각각 37.4%, 28.1%, 28.1%씩 인수하는 방식이다.
이 그룹은 녹십자홀딩스 보유지분 90.7%를 우선 매입한 뒤, 올 연말까지 특수관계자 등이 보유한 2.9%를 추가 매입, 인수 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다. 예상 인수가격은 2400억원 가량이다.
◇카드ㆍ증권에 이어 보험까지= 그룹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녹십자생명 인수를 통해 금융소비(할부금융ㆍ카드)에서 투자(증권), 저축(생명)까지 금융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게 됐다”며 “상호 시너지 효과를 통해 보험사업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01년 다이너스카드(현 현대카드), 2008년 신흥증권(현 HMC투자증권)을 인수 금융계열사 규모를 키워왔다.
녹십자생명이 중소형 보험사라고는 하지만 은행을 제외한 전 금융사업을 아우르는 완연한 금융그룹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녹십자생명은 녹십자그룹이 지난 2003년 7월 대신생명을 인수해 설립됐으며, 총자산 3조원으로 23개 생보 중 자산순위 17위(지난해 기준)다.
올 6월21일 공시한 녹십자생명보험 감사보고서(안진회계법인)에 따르면 녹십자생명은 지난해 1조362억원의 영업수익을 올리며, 78억원의 영업이익과 5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업계 수위인 교보생명의 14분의 1 규모다.
그룹 측은 “녹십자생명 인수로 자동차 할부금융 기반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자동차 고객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라며 “아울러 생보 시장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데 일조하겠다”고도 했다.
대기업의 보험사 진출로 현재 삼성생명, 교보생명, 대한생명 등 이른바 ‘빅3’가 좌지우지 하는 생보업계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차는 대주주 적격성 심의를 거쳐 내년 초에 정식으로 인수하고 사명도 바꿀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지배구조 변동 생길까= 현대차그룹이 녹십자생명을 인수함으로써 생길 지분변동에 따른 그룹 지배구조에 변화에도 관심이 모인다.
재계 및 금융업계 일각에서는 ‘현대커머셜이 인수 주체로 나선 것은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의 역할이 확대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향후 금융부문을 정태영 내외에게 맡긴다는 시나리오다.
현대커머셜은 현대차 지분 50% 외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사위인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과 그 부인인 정명이 현대커머셜 고문이 회사 지분 17%와 33%씩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뚜껑을 연 결과 현대모비스와 기아차, 현대커머셜이 4:3:3 비율로 인수함으로써 이 같은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지게 됐다. 인수 규모가 그룹 규모에 비하면 원체 작은 만큼 현대커머셜과 녹십자생명을 합병해 주식시장에 상장하지 않는 이상 현대차그룹이 말하는 ‘금융사업 포트폴리오 완성’이라는 이상의 해석을 내놓는 건 현재로썬 무리다.
시가총액이 30조원을 넘나드는 현대모비스나 기아차 역시 녹십자생명 인수가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하다.
한 재계 관계자는 “아직 이렇다 할 해석을 내놓기는 어렵다”며 “인수 규모가 크지 않고 현재 그룹 내 정몽구 회장의 입지가 탄탄한 만큼 당분간 특별한 변동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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