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관련, 주유소업계는 지난 20일 정부청사 앞에서 궐기대회를 펼친데 이어 24일에는 소비자시민모임(이하 소시모)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수수료 인하를 위한 여론 몰이에 성공했다.
주유소는 "기름값에 포함된 50~60%에 달하는 세금분 카드수수료를 부담하고 있어 부당하다"며 "카드수수료율은 업종 최저수준인 1.5%이지만 세금을 제외한 실질 카드수수료율은 3%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또한 "신용카드사들이 유가의 1.5% 수수료를 징수하면서 연간 7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하며 "세금에 대한 수수료를 주유소가 부담하고 있는 것에 대해 특별세액공제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유소는 그간 이 같은 주장을 꾸준히 제기해왔으나 관철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산업계 전반의 수수료 인하 요구가 높아지면서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소비자단체가 주유소의 주장에 처음 적극적으로 동조하고 나선 것. '카드수수료가 기름값 인상 요인'이라는 주장이 소시모 세미나에서 설득력을 얻었다.
세미나에서 소시모는 "현재 주유소의 신용카드 수수료는 매출액에 연동돼 1.5%의 정률로 적용되고 있어 기름값이 오르면 수수료도 저절로 오르는 구조"라며 "유가인상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2000년 리터당 1248.35원인 휘발유 판매가격에 붙는 카드수수료는 18.73원이었으나, 국제유가 급등으로 올해 2월 1850.24원으로 인상됨에 따라 수수료도 27.75원으로 9.02원 인상됐다는 설명이다.
이어 소시모는 "지난 10월 첫째주 휘발유 리터당(평균가격 1965원) 29.5원을 카드수수료로 지불하고 있어, 소비자가 50리터를 구입할 경우 수수료만 1475원을 지불한다"며 "주유소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인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경기대학교 이병철 교수는 "유류세 납부를 대행하는 주유소가 그 카드수수료 부담까지 안고 있어 유류 판매가 상승의 원인이 되고 있다"며 "국세 등 납부대행기관과 동일하게 주유소도 유류세분에 대한 카드수수료를 면제받는 것이 타당하다. 그럴 경우 유류 구매 국민부담이 연간 3315억원(2010년 기준) 절감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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