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덕형 산업팀장 |
스티브 잡스가 세상에 출시한 제품들은 모두 혁신적이라는 말을 들었으며 전 세계에 '애플' 마니아를 만들었다.
그가 만드는 제품은 뛰어난 성능과 함께 디자인과 미적인 감각을 더해 제품에 아름다움을 연출했다.
내가 스티브 잡스를 만난 것은 2001년 뉴욕에서였다. 국내 모 방송국에 근무하며 기획특집 제작을 위해 영국 런던의 더 뱅크(The Bank)에서 취재를 마치고 미국 뉴욕의 월스트리트(Wall Street)에서 촬영하던 때였다.
'메릴 린치'를 방문해 관계자 인터뷰를 마치고 떠나려 할 때였다. '메릴 린치' 관계자는 당일 회사의 만찬 행사에 스티브 잡스가 나온다며 나에게 애플을 좋아하냐고 물었다. '메릴 린치'와 3개월 넘게 인터뷰 시간을 조율했던 것에 대한 보답 성격이었다.
단, 취재 및 촬영하지 않는다는 비공식 조건에 합의하고 당일 저녁 합석했다. 스티브 잡스는 만찬 행사에서 저녁식사 중 애플의 신제품과 카피캣(Copycat)에 대해 열띤 의견을 내놓았다.
스티브 잡스는 "몇 달 전 월스트리트저널이 우리 제품을 폄하했다"며 "언론들이 제대로 제품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는 말을 나에게 건넸다.
잡스는 당시 새로운 컴퓨터인 파워맥 G4를 출시하고 한참 제품 판매에 주력할 때였다.
스티브 잡스는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와 이노베이션을 하지 않고는 애플은 성장할 수 없다"며 "월스트리트의 투자가들이 애플에 좀 더 강력한 메시지(투자자금)를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티브 잡스는 또 '카피캣'이라는 단어를 쓰며 "소니는 왜 소니워너뮤직을 소유하면서도 워크맨 이후 혁신적인 제품을 출시하지 못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MP3 기술이 발전을 하고 있어 앞으로 새로운 모델들이 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와의 만남을 끝으로 귀국한 이후 애플이 출시한 신제품을 보았다. 그것은 바로 아이팟이었다.
스티브 잡스가 소니와 제품 등을 언급했던 이유를 알게 된 것이다. MP3의 혁신적인 제품인 아이팟과 아이폰의 개발을 말한 것이다.
그날 저녁 식사에서 스티브 잡스가 무엇을 예견하는지, 당시 나는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가 만든 혁신적인 제품이 출시되면서 '그날 나는 분명히 디지털 세상의 미래'를 본 것이라는 점을 깨달았다.
디지털 아이콘이며, 위대한 천재 스티브 잡스와 함께 했던 그날 저녁의 만찬 시간은 나의 마음에 평생 남을 것이다.
이 시대의 디지털 아이콘이며 혁명가인 스티브 잡스를 추모하며…. (아주경제 이덕형 기자)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