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
작년 대회는 공사 지연에 따른 경기장 문제로 개최 여부까지 걱정하는 단계였다. 경기 운영 미숙과 불편한 교통, 부족한 숙박은 물론 주변 관광과의 연계성도 부족해 갖가지 문제점이 제기됐다.
여기에 경기운영 법인인 카보와 조직위원회의 불협화음, 무료입장권 남발에 따른 혼란 등은 향후 F1경기 개최에 대한 회의감까지 들게 만들었다.
그러나 올해 경기는 그간 제기됐던 각종 문제점을 개선시키고자 노력한 흔적이 확인됐다.
진입로를 확대해 교통을 활성화시켰고 숙박과 주변 편의시설 등을 보강해 편의성을 높였다. 미숙한 경기운영도 개선되면서 매끄러운 경기 운영이 가능해졌다. 특히 올해 3일 동안 16만명, 결승전에만 8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는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 이제 대회가 자리 잡은 모습이지만, 아직 개선해야 할 문제점이 여러 가지 있다.
먼저 대회 비용을 낮추는데 모든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올해 대회 적자폭이 기존 900억원에서 약 600억원 수준으로 감소했으나, 적자 누적액은 여전하다. 대회 비용 중 개최권료가 상당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대회 개최권료는 약 480억원으로 매년 개최할 때마다 그 비용이 10%씩 증가한다. 미국, 러시아 등 세계 각국에서 F1 유치에 나서고 있어 비용 증가를 피할 수는 없지만, F1 주최 측인 FOM과 협상을 통해 가격을 낮추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두 번째로 정부의 역할을 주문하고 싶다. 다른 나라의 경우 정부에서 약 30% 정도의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는데 반해, 중앙정부 지원은 전무하다. 지자체에서 모든 것을 부담하기에는 매우 벅차다.
지역 행사가 아닌 국가를 대표하는 행사인 만큼 전향적 생각을 가지고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조직위원회도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 수도권 인사를 활용하고 정부가 도울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드는데 노력해야 한다.
세 번째로 경기장 활용 극대화와 고용창출이 가능한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국내 모터스포츠 경기를 비롯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운영은 물론, 신차 소개 등 각종 자동차 관련 행사 유치를 통해 수익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일 년 내내 볼 수 있는 자동차 박물관도 필요하며, 전남의 먹거리와 볼거리를 종합적으로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만들어야 한다. 단순히 경기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볼거리와 함께 먹거리, 즐길거리가 더해져야 최고의 만족감을 제공할 수 있다.
넷째로 경기장에 각종 시험 설비를 갖춰 모터스포츠의 메카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곧 개선될 튜닝 관련 제도를 활용해 튜닝관련 인증시설을 갖추고 정부의 인증 시험 위임을 받는다면 모터스포츠의 근본적인 발전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섯 번째는 협찬 문제다. 현재 F1 대회는 국내 대기업 중 LG만이 참여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메이커 중 현대·기아차는 충분히 협찬을 통해 국내 자동차 산업과 모터스포트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주는 것에 비해 얻는 것이 적다고 할 수 있으나 더 큰 시각에서 무형의 수익이 발생할 것이다.
여섯 번째로 조직위원회의 체계적 운영방법이다. 대회운영에 대해 냉정하게 판단하고 철저히 개선해야 한다. 정확한 역할분담을 통해 체계적인 조직 체계 구축에 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점은 한국인 드라이버 양성과 팀의 구성이다. F1 대회가 국내 관람객들에게 흥미와 관심을 지속적으로 받기 위해서는 한국인 드라이버와 팀이 반드시 필요하다. 수영의 박태환 선수나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 선수, 리듬체조의 손연재 선수 등을 보면 스포츠스타의 필요성을 잘 알 수 있다.
그러나 드라이버의 교육에만 매년 15억원 이상이 필요하며, 팀 운영에는 300억원~3000억원 가량이 소요된다. 앞서 언급한 대기업의 협찬이 가장 큰 해결방법이다. 한국인 드라이버와 팀 양성은 F1 코리아 그랑프리 성공에 필수요소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F1 코리아 그랑프리는 향후 5년간 더 개최해야 한다. 전남 영암이 모터스포츠의 메카가 될 수 있는 지는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항상 꼭 가고 싶은 행사가 될 수 있도록 더욱 최선을 다해야겠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