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명박 대통령은 향후 정국운영력에 심대한 타격을 입었다. 이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등을 통해 집권 후반기 성공적인 국정 마무리를 주도하려 했다.
그러나 내년 총·대선 전초전인 재보선에서 참패함으로써 이같은 구상은 사실상 물 건너 갔다는 시각이 크다.
당장 오는 28일 국회의 한미FTA 비준안 처리에도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재보선에서 민심이반 현상을 확실히 인식한 만큼, 여권이 찬반 논란이 일고 있는 FTA 비준을 강행처리하기는 힘들 것이란 지적이다.
특히 한나라당은 이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홍준표-황우여’ 체제 출범 후 여당 우위론을 내걸고 청와대를 압박했던 게 사실이다. 실제로 내곡동 사저 논란도 홍준표 대표의 압박으로 '백지화'를 끌어내기도 했다. 이제 그 정도가 더욱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당 고위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여당의 무능함도 문제였지만, 청와대의 잇단 대통령 측근비리, 내곡동 사저 논란 등도 큰 문제였다”며 “이제 여당이 살기 위해선 이 대통령의 잘못된 국정 운영 등에 대해 큰 소리로 비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26일 오후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투표 현황과 결과에 따른 국정운영 방향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이 청와대가 민감한 반응을 보인데는 비록 이번 선거에서 한발 물러나 있었지만 선거 결과에 따라 여권에서 청와대 책임론이 불거지고 참모진 개편 요구가 대두될 수 있다는 전망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