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린(吉林)성이 대대적인 백두산 인삼 산업 진흥을 통해 중국의 인삼 종주국 명성 되찾기에 나섰다고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국제선구도보(國際先驅導報)가 28일 보도했다.
지린성은 지난 4월 백두산 전역을 ‘야생 인삼밭’으로 조성, ‘백두산 인삼’을 대량 생산하는 ‘인삼산업 발전 가속화를 위한 의견’을 발표했다. 지린성은 한 달 뒤인 5월에는 퉁화(通化)에서 ‘야생 인삼 자원 회복 공정’ 선포식을 하고 경비행기를 이용해 백두산 일대에 2천㎏의 인삼 종자를 투하했다. 지린성은 앞으로 2년간 해마다 2000㎏을 더 뿌려 백두산에 총 6000㎏의 인삼 종자를 파종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무분별한 채취로 고갈 위기를 맞은 백두산의 야생 인삼 생산량을 늘리고 선진 가공 기술을 도입, 품질 좋은 인삼 가공품을 생산하기로 했다. 가짜가 대량 유통돼 소비자의 신뢰를 떨어뜨렸다는 판단에 따라 백두산 인삼의 생산과 가공, 유통도 철저하게 관리하기로 했다.
지린성은 5년 내 인삼 생산액을 150억 위안(2조6000억원)까지 늘리고 수출액도 3억 달러(3300억 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백두산은 전 세계 인삼 생산량의 70%, 세계 유통량의 60%를 차지하는 중국의 대표적인 인삼 생산지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1989년 대대적인 인삼 산업 진흥에 나서면서 중국 전역에서 재배 면적이 급속히 증가, 가격이 폭락했고 저질의 인삼이 대량 유통돼 국제시장에서 값싼 저질품으로 전락했다.
중국 인삼 전문가들은 세계적으로 품질을 인정받는 한국의 고려인삼 가격이 중국산보다 2배가량 비싸지만, 인삼의 효능을 결정짓는 다이 사포닌 함량은 중국산이 5% 이상으로, 외국산보다 훨씬 높다고 밝혔다.
지난달 5일 베이징에서 열린 경매시장에서 100년 된 백두산 산삼이 한 뿌리에 100만위안에 낙찰된 것을 비롯해 18뿌리가 총 295만6천 위안에 거래돼 백두산 야생 삼에 대한 우수성을 입증했다.
한국은 전적으로 인공 재배에 의존하지만 백두산 인삼은 야생 환경에서 자라기 때문에 원삼(原參)의 품질면에서 한국산보다 앞선다는 게 중국 측 주장이다.
그럼에도 중국산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것은 가공 기술이 뒤졌기 때문으로, 이를 보완하면 한국의 고려인삼에 견줄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중국은 보고 있다.
국제선구도보는 한국의 연간 가공 인삼 생산량은 2800t이고 이 가운데 30%가 수출되고 있으며, 해외 소비자 대다수가 중국인이나 화교라고 소개한 뒤 인삼 종주국 지위를 되찾기 위한 중국의 대대적인 반격에 한국 인삼업계가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그러나 중국에서 생산되는 품질 좋은 야생 인삼과 한국의 우수한 가공 기술이 결합한다면 양국은 단순한 경쟁 관계에서 벗어나 상생할 수 있는 동반자가 돼 세계 인삼 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한국인삼공사가 연변(延邊) 등에 대규모 인삼가공단지 건설에 나선 것은 한·중의 인삼산업 협력의 좋은 모델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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