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는 “거평그룹 자회사의 주식매수 명목으로 투자금 230억원을 받아 빼돌리고,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과정에서 설비 가치를 부풀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187억원을 임의 대출받아 가로챈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빼돌린 금액의 규모와 수법을 고려하면 죄질이 가볍지 않지만 임차보증금을 반환해주려고 사업을 운영하다가 범행하는 과정에서 개인적 이득을 취하지는 않았고 피해액의 상당 부분을 변제한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임차인들에게 반환해야 하는 보증금 5억7천여만원을 빼돌려 임차인연합위원회 운영비 등으로 사용했다는 횡령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배씨는 2005년 ‘상가 지분 70%를 소유한 거평그룹 자회사의 주식을 샀는데 잔금을 빌려주면 고율의 이자를 주겠다’고 속여 230억여원을 받아 챙긴 혐의 등으로 지난 5월 구속기소됐다.
1995년 거평프레야로 출발해 동대문상권의 대표 쇼핑몰로 꼽힌 케레스타는 1998년 거평그룹이 부도나면서 위기를 겪기 시작했고, 이후 임차인들이 소유권을 넘겨받아 리모델링을 하고 재기를 노렸지만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