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의 환율관리 담당자들이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환율이 1100원까지 하락하고 같은 선에서 안정권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이들은 수익성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안정적으로 사업 계획을 잡을 수 있다면 더 좋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또 환율 안정세의 원인인 글로벌 경기 불안감 해소가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7월 1050원선에서 미국 신용등급 강등, 유럽 금융위기 등 악재로 9월 말 1195.80원까지 치솟는 등 최근 3개월 동안 ‘널뛰기 장세’를 보였다. 그러다가 지난주 들어 조금씩 하락하며 지난 28일 1104.90원으로 마감했다. 금융기관들은 당분간 이 선에서 환율이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 초 기준환율을 1050원 전후로 놓고 사업계획을 짜던 수출기업들은 1000원 밑으로 떨어질 것을 우려하며 비상계획을 수립한 지 채 1~2개월도 안 돼 1200원을 넘어설 가능성에 대비해야 했다.
기아차가 지분 21%를 갖고 있는 현대제철이 1369억50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환차손 영향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3분기 말 원-달러 환율이 3분기 평균(1083원)을 70원 웃도는 1150원 이상으로 치솟으며, 1600억원 가량의 환차손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올라야 수익성이 높아지지만, 원자재 수입-완성재 수출로 이어지는 산업계 가치사슬을 따져보면 큰 폭으로 하락할 경우에도 산업별로 피해가 불가피하다.
현대차그룹 산하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1000원 밑으로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환율 등락에 따른 큰 피해는 없다”며 “무엇보다 등락폭이 낮아지고, 예측 가능할 수 있어야 내년도 계획 수립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환율보다는 유럽-미국 경기 침체 위기가 해소될 조짐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아직 안정권이라고 낙관할 수 없는 만큼 계속해서 상황을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단 관련기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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