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선거로 본 정치권 지각변동]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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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0-30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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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 총선.대선 ‘제3세력’ 수혈되나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범야권 무소속 후보가 승리함에 따라 야권에서는 시민사회진영의 무게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당장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야권에선 과거처럼 지도체제의 개편이나 새인물 영입을 통한 물갈이 차원이 아니라 큰 틀의 정치지형을 바꾸는 신당 창당의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탈이념 중도성향의 ‘안철수 신당’창당이 그것이다.
 
 11월부터 제1야당인 민주당을 비롯해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탈당파인 통합연대, 국민참여당, 창조한국당 등 5개 야당과 시민사회 세력, 그리고 친노 중심의 혁신과 통합이 야권대통합 테이블에 나선다. 이번 재보선을 거치면서 민주당의 자력으로는 선거에 승리가 불가능하다는 시각이 형성됐다.

이 때문에 향후 통합논의과정에서 민주당의 대대적인 인적 개편이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통합이나 야권 신당 창당의 키를 시민사회진영이나 혁신과 통합 등 ‘탈민주당’ 세력이 거머줬다는 것이다.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은 “야권 대통합만이 (정권 교체의) 유효 적절한 대안이라는 점을 확인했다”며 “결국 야권정당과 시민사회가 함께 하는 대통합을 통해 새 정치에 대한 희망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과 제 정파, 시민사회간 총선 ‘지분나누기’ 협상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의 호남권 의원들이 ‘텃밭 양보’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고, 민노당 등 진보정당의 통합의지도 약한 편이다.
 
 2007년 17대 대선 과정에서 대통합민주신당 창당을 주도했던 정대화 상지대 교수도 “민주당이 시민사회진영과 대통합을 하려는 의지가 부족하다. 준비가 안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야권 대통합이 지지부진해진다면 자연스레 정가의 시선은 무소속 박원순 후보의 시장 당선에 큰 역할을 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행보에 쏠리게 된다.
 
 안 원장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함께 나서며 대선 전초전이란 말을 들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겨 기세는 일단 올렸다. 그의 다음 행보를 놓고 신당을 창당해서 총선에서도 독자적으로 돌풍을 이어가느냐, 아니면 신당을 만들되 민주당 인사들을 흡수하는 큰 틀의 야당으로 나가느냐 등 여러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단 안 원장과 박원순 서울시장 모두 신당 창당에는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박 시장은 27일 “일부 언론에서 제3정당을 말하는데 한 번도 말한 적이 없고 생각해본 적도 없다”며 “제3정당을 만들 것 같으면 처음부터 따로 갔지, 민주당과 경선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 원장도 정치권 등 세간에서 제3정당 창당과 관련해 “학교 일만으로도 벅차다”며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신당 창당을 ‘절대로 안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 반응이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민주당의 내부 쇄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국민의 불신감이 팽배해진다면 안철수 신당은 나올 수밖에 없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내년 총선의 최대 변수는 안철수 신당 창당”이라며 “탈이념 중도성향을 내건 신당에는 민주당 등 제 정파와 시민사회세력들이 대거 흡수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실제 뉴시스와 여론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가 재보선 다음날인 지난 27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안철수 신당 창당을 찬성한다는 의견이 50.6%, 반대한다는 의견은 35.4%로 조사됐다.
 
 정 교수도 “재보선을 통해 국민들은 기존 정당이 더이상 대안이 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내년 총선과정에서 개혁적 시민사회세력이 대거 정계로 진출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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