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지난 9월 한 달 동안 홍콩을 통해 수입한 금의 양이 지난해 전체 수입량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중문판이 8일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월별로 금 수입규모를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중국은 대부분 홍콩을 통해 금을 수입하기 때문에 홍콩 정부의 통계자료를 통해 중국의 금 매입규모를 알 수 있다.
홍콩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9월 금 수입 규모는 56.9t이었다. 이는 지난해 동기대비 6배나 증가한 수치며 지난해 전체 수입량인 120t의 절반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지난해와 올해 중국은 매 월 10t 정도의 금을 수입해왔지만 지난 7월부터 그 양을 늘려왔다.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동안 중국의 금 수입량은 140t으로 지난해 수입량을 훌쩍 넘어섰다.
9월달 금 수입규모가 급증한 것은 당시 금값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유럽 재정위기로 인해 세계적으로 금에 대한 수요가 하락했지만 중국만은 구매력을 유지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대량 구매에 나섰다는 것. 금값은 9월 초 온스(1온스=31.1g)당 1920.30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 9월 말 1534달러로 급락했다.
또한 선취매 심리도 금매입을 부추겼다. 중국의 최고 황금수요는 춘제(春節)때 발생한다. 새해를 앞두고 금값이 쌀때 미리 사두는 거래상들이 대거 금매입에 나섰다는 것.
중국국제금융공사(CICC)의 자넷 콩 리서치센터 이사는 "금값이 떨어진 기회를 잡으려는 투자자들이 금 시장으로 뛰어든 경우를 많이 목격했다”면서 “연말까지 금 사재기가 계속돼 금 값 상승을 부추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인플레이션에 대응한 화폐가치 하락에 대응한 헷지 용도의 금매입도 대거 이뤄졌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6%를 웃돌고 있지만 은행 1년 만기 예금 금리는 3.5% 수준으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다. 여기에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 흐름이 지지부진해서 돈 있는 중산층들은 특별히 돈을 맡겨둘 곳이 없다. 자연스레 관심은 꾸준한 10년 상승랠리를 보여준 황금으로 쏠릴 수 밖에 없다. 중국인들이 금붙이 장신구를 좋아하는 점도 금 투자 매력을 높였다.
업계 관계자는 "귀금속에 대한 중국인의 수요는 연간 13%씩 증가하고 있다”면서 “올해 중국의 금 수입 규모는 지난해의 두배 이상인 총 350t 가량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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