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프로야구 개별 구단 대표들이 10일 대전에서 모여 프로야구선수협회의 새로운 집행부 구성을 위해서 긴급 회동을 한다.
선수 대표들은 이날 선수협의 이미지가 크게 손상된 도의적 책임을 물어 손민한(전 롯데) 선수협회 회장과 선수협회 간부 A씨에 대한 사퇴를 정식으로 요구할 예정이다. 또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이른 시일 내에 새로운 집행부를 꾸리고 산적한 각종 현안 대처에 뜻을 모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4월 A씨가 온라인게임개발업체로부터 선수들의 초상권 독점 사용에 대한 청탁과 함께 25억 원을 받았다며 횡령과 배임 혐의로 기소했고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A씨가 비리혐의에 연루되면서 선수협회는 이후 사실상 행정 마비 상태가 됐다.
이에 각 구단 고참 선수들은 이러한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지난달 31일 서울에서 모여 선수협 안정을 목적으로 직접 나서자는 대의에 합의했다. 이종범(KIA)과 이대진(LG) 등 선수협회 창립 주축이 됐던 선수들과 홍성흔(롯데), 손시헌(두산) 등 이날 참석을 못한 삼성과 넥센을 제외한 6개 팀 고참급 선수들은 이 자리에서 사태의 해결을 위해서 손 회장과 A씨가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표명했다.
현역 최고참이자 선수협회 회장을 역임했던 이종범, 25일부터 대만에서 열리는 아시아 4개국 프로야구 챔피언 결정전인 아시아시리즈를 준비하는 진갑용(삼성) 등은 각각 일본으로 출발하기 이전에 같은 의사를 담은 위임장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충식, 양준혁, 최익성, 최태원 등 선수생활을 은퇴한 선수협 창립 멤버들도 사태 심각성을 인식하고 현역 선수들의 움직임에 지지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선수협회는 9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협회 전임 간부인 B씨가 최근 각 구단 고참 선수들을 소집해 현재 진행 중인 형사사건의 수사 기록을 배포하고 A씨와 현 협회장의 해임을 종용한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이는 명백한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다"라며 법적 대응 의지를 밝혔다. 또한 선수협회는 "B씨가 선수협회 재직 중, 공금을 본인 명의 계좌로 관리하면서 횡령한 혐의도 있다"고 덧붙이면서 "협회는 업무상 횡령과 업무 방해, A씨는 명예훼손으로 B씨를 형사고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