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지난 1월 인도한 세계 최대 규모의 파즈플로 FPSO(왼쪽)의 모습. (대우조선해양 제공) |
(아주경제 이대준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내년에 쏟아져 나올 해양플랜트 수주에 사활을 건다.
16일 한화증권과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2012년 글로벌 신규 수주는 2500만CGT로 올해보다 약 9.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해양플랜트 수주는 다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조선업계는 탱커선과 벌크선의 신규발주가 전년 대비 각각 7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흐름은 현재 운임이 낮고, 수주잔량이 많아 내년에도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컨테이너선도 운임 약세가 지속되고 있어 내년에 추가 발주 수요가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내년에는 지난 2009년 이후 낮은 선가에 수주했던 물량들이 본격적으로 매출에 반영돼 외형적인 매출 감소와 수익성 악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내년도 조선업계 평균영업이익률은 8.3%에서 6.7%로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다.
전체적으로 암울한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영국의 에너지 컨설팅 회사인 더글러스 웨스트우드는 향후 5년간 전 세계 심해유전 관련 설비투자 규모가 5000억 달러를 상회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드릴십 부문에 2020억 달러, 부유식 플랫폼에 1320억 달러, 파이프라인에 940억 달러 등 총 5110억 달러의 투자자 진행될 것이란 얘기다.
해양플랜트가 조선업계에 가뭄을 해결할 수 있는 단비가 될 것이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동익 한화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유럽의 재정위기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로 선박금융이 위축돼 선박 발주가 감소할 것”이라며 “탱커선과 벌크선도 낮은 운임과 과도한 수주 잔량으로 발주 가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연구원은 “상선 시장 위축으로 상대적으로 내년에는 해양플랜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것”이라며 “올해 대량으로 발주된 드릴십이나 반잠수식 시추선 같은 시추설비 이외에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 같은 생산설비 발주가 주목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나이지리아, 호주, 러시아, 베트남 등에서 다수의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우선 나이지리아 에지나 유전에서는 20억 달러 규모의 FPSO 입찰이 이뤄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이 참여해 경합 중이다. 또 나이지리아 브라스 LNG 프로젝트는 전체 사업 규모가 150억 달러에 이른다. 호주 북서부 해상 브라운즈 분지에서도 해상 가스전 개발이 있을 예정이다. 베트남에서는 쉐브론이 운영하는 블록 B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전체 사업 규모는 430억 달러이며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이 해상플랜트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해양 시추설비가 많이 발주됐기 때문에, 내년에는 이를 생산하는 생산설비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LNG 가스전에 개발 영향으로 LNG-FPSO 등의 생산설비도 기대해볼만 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국내 대형 조선업체들은 해양플랜트에서 짭짤한 성과를 거뒀다. 현대중공업은 드릴십 11척, FPSO 1척, 해양플랫폼 2척 등 총 14척, 102억 달러(파이프라인 1기 포함)를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드릴십 10척, FPSO 1척, 해양플랫폼 1척 등 총 15척, 96억 달러를 수주했다. 해양플랜트 비중은 전체 148억 달러 수주액 가운데 66%에 달한다.
대우조선해양은 드릴십 5척, 반잠수식 시추선 2척, 해양플랫폼 1척 등 총 8척, 52억 달러를 수주했다. 전체 125억 달러 수주액 가운데 42%에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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