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 장관은 베이징 시내 한 호텔에서 주중 한국 상공인들의 모임인 ‘중국한국상회’ 인사들과의 조찬 간담회에서 “여러분의 꿈이 중국 동북지방을 넘어서 언젠가는 북한 땅에 진출해 생산, 교역활동을 펼치고 그것을 통해 통일을 이루고자 한다는 것을 잘 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실은 녹록지 않다. 국가안보가 걸려 있는 마당에 국민 개개인이 아픈 것은 참아달라고 할 수밖에 없다”면서 대북 투자 제한 시한에 대해 “북한이 태도를 바꿀 때까지”라고 선을 그었다.
또 “북한이 핵을 개발하고 도발을 멈출 때까지 대규모 식량지원이나 투자, 교역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면서 “그들이 아무리 형제라도 핵을 개발하도록 현금을 줄 수는 없고, 무력도발을 하도록 대규모 식량지원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무력도발을 하는 참 고약하고 못된 짓을 저질렀으며 이는 평화와 협력을 바라는 우리 국민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면서도 “그러나 우리가 북한은 버릴 수가 없는 우리의 반쪽인 것을 잊을 수가 없다”고 했다.
류 장관은 “못된 형제라고 해도 그것이 형제라는 연을 끊을 수가 없는 것”이라며 “못된 짓을 하면 야단을 쳐야 하고, 혼을 내줘야 하지만 영영 버릴 수 없는 것이 운명적 관계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5ㆍ24 조치와 관련해 류 장관은 “무력도발을 하면 대가를 치른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그런 조치를 취하면서도 정부도 사실은 아픈 마음으로 취한 조치라는 것을 알아달라”고 주문했다.
통일재원과 관련, 그는 “재원 계정을 법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면서 “정부의 재정 불용액 중에 일부를 넣어서 시작할 것이고, 나머지는 민간의 모금으로 채워나갈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국회에서 논란이 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는 “다른 경제국들에 비해 우리가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무엇보다 일자리를 늘려 가는데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조만간 원만하게 처리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기업인들의 대중 경제활동 현황 설명과 류 장관의 조언이 이어졌다.
류 장관은 “대사로 재직하면서 여러분과 한중관계 발전과 투자, 무역 확대를 위해서 같이 고민하고 현장을 다니고, 지혜를 모으면서 미래를 기약했던 생각이 난다”며 주중 대사시절을 회고하기도 했다.
이어 “여러분들이 현장에서 수출전선, 투자전선, 교역전선의 최일선에서 적극적으로 일한 덕분에 한국 경제는 날로 뻗어나가고 세계경제가 어려운 가운데서도 많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는 중국한국상회 회장인 박근태 CJ중국 총재를 비롯해 강호문 삼성중국 부회장, 정길수 POSCO차이나 사장, 박영호 SK차이나 부회장, 박근수 현대차 전무, 남영우 LG전자 사장, 금춘수 한화 사장, 남돈근 두산인프라코어 대표, 이상수 웅진문화교육 사장, 송철호 한미약품 부회장, 최만규 우리은행 중국법인장, 박인채 대한항공 본부장, 김인환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법인 법인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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