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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아이폰이 국내에 등장한 지 2년이 지났다.
당시 기다리던 사용자들의 환영을 받으면서 상륙한 아이폰은 국내 휴대폰 제조사에 충격을 던져주었다.
아이폰 도입이 국내 휴대폰 제조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등 긍정적인 영향을 준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외산 전자업체들의 한계일 수밖에 없는 국내에서의 악명 높은 사후 지원(AS)은 아쉬운 대목이다.
우리나라 아이폰 사용자는 400만명이 넘는다. 스마트폰 사용자의 20%가 아이폰을 쓰고 있는 셈인데도 여전히 개선되지 않는 것이 문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권고에 의해 애플이 약관을 시정하면서 지난달 중순부터 산 지 1개월 이내에 하자가 생길 경우 새 제품으로 교환받을 수 있게 되는 등 개선이 일부 이루어졌지만, 여전히 유상수리에 의한 소비자 부담은 크다.
아이폰의 디스플레이가 금이 가거나 깨진 채로 사용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다.
국내 제품에서는 이런 경우가 덜하지만 유독 화면이 깨진 아이폰이 많이 보인다.
이유는 뻔하다. 교체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청구되기 때문이다.
몇십만원씩 부르는 교체 비용에 질려 고칠 엄두를 내지 못하고 그냥 쓰는 것이다.
약정이 남아있어 휴대폰을 바꾸기는 어렵고 해서 그대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폰은 국내에서 열악한 AS 때문에 월 몇천원에 이르는 보험도 추가로 가입하게 만들었다.
여기저기 화려하게 꾸며진 매장은 늘고 있지만 국내 직영점은 여전히 없고 수리를 위탁 대리점 등에 맡기고 있다.
직영점이 생기면 보다 간편하고 저렴하게 제품에 대한 사후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팔기에만 급급하고 AS는 여전히 아쉬운 수준이다.
애플이 중국 시장에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모습과는 영 다르다.
최근에는 홍콩에도 직영점을 열고 상하이 직영점을 3개로 늘리는 등 애플은 중국 시장에서는 고객 지원에 신경을 쓰고 있다.
국내에서 이렇게 소비자를 계속 무시해도 되는지 의문이다.
아마 AS가 부실한데도 고객들의 충성도가 유지되고 있는 것에 안심하고 있는 모양이다.
이제 아이폰보다 사양이 더 좋고 기능이 다양한 대체제품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
국내 업체의 AS는 편리함과 비용에 있어서 애플과 크게 비교되는 수준이다.
국내 애플 AS의 열악함은 이번에 새로 나온 아이폰4S 부진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판매가 얼마나 줄어야 애플이 우리나라에서도 정성을 보일 것인지 의문이다.
소비자도 보다 꼼꼼하게 따져보고 제품을 구입할 필요가 있다. 보험에 들어가는 비용과 이후 AS 비용까지 고려해보고 나중에 덤터기 쓰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언제까지 구입 후 고장날 경우에 대비해 보험까지 드는 제품을 선택하고서는, 약정이 끝날 때까지 갈아타기만을 기다리며 불안에 떨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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