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 시장에서는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내년 상반기에 금리 인하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섣불리 판단하기 이르다’고 내다봤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기준금리는 대부분 3.25%로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아직까지 유럽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 등으로 인한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통위는 이같은 이유로 지난 7월 이후 5개월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하지만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2%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올 들어 소비자물가는 지속적으로 4%를 웃돌았으며, 3%대로 내려간 것은 9월과 10월 두 달 뿐이었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지금은 한은으로서는 금리를 올리기도, 내리기도 어렵다"며 이같은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내년 상반기, 한은이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최근 경기 둔화를 우려한 세계 각국에서는 잇따라 유동성 확대를 위한 금리 인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선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와 유럽중앙은행(ECB), 영란은행(BOE), 일본은행(BOJ), 스위스중앙은행(SNB), 캐나다 중앙은행(BOC)이 달러 유동성 공급 확대를 위한 공조 차원에서 달러 스와프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키로 했다.
브라질 중앙은행 역시 기준금리를 11.0%로 0.5%포인트 내렸으며, 중국은 경기 경착륙 우려가 높아지자 3년만에 대형 은행에 대한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하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세계적인 통화정책 완화 기조가 굳어지면 한국 역시 유동성 확대 흐름에 동참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해외 IB들이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6%로 지난 1월보다 0.9%포인트나 낮춘 점도 금리 인하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씨티그룹과 바클레이즈캐피털은 내년 상반기 한국 경제에 대해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수출 모멘텀 약화가 뚜렷해지고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증가율도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둔화해 내년 상반기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인하’를 논하기엔 시기상조라고 입을 모은다.
전효찬 연구위원은 “내년 상반기 이후라면 해외 금융시장의 변수가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상반기까지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김완중 연구위원은 “금리 인하는 중국의 경착륙 가능성과 미국의 더블딥, 유럽 재정위기 등이 한꺼번에 맞물렸을 때 가능하지만 지금으로서는 대내외 경기 둔화가 그리 큰 폭으로 빠르게 하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각국에서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 조정)이 계속 나올 것으로 보며 이것이 성장세 둔화를 완화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어 “이에 따라 내년 연중 금리는 동결될 것으로 보이며, 한은이 현재 금융안정 기능까지 수행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인하로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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