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종 중국 저장성 웨슈외국어대 교수는 "북한사회과학원 조선어사정위원회 소속 학자들이 최근 3개국 지명의 통일표기안을 제안했으며, 한국도 동참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조선족인 유 교수는 “내각 부총리급이 책임자로 있는 조선어사정위가 이런 방침을 정하고 지도출판 계획을 보류했다”며 “남북공동사전 편찬 작업을 맡아온 진용옥 경희대 전자전파공학과 명예교수도 이에 찬성해 3자 간 공동 추진할 방침”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05년부터 진행돼온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이 지지부진하다며 “방대한 사업보다 지명 통일 등 작은일부터 해나가는 게 상호신뢰와 협력 증진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진용옥 교수도 “남북한과 중국 3자가 지명표기 통일작업을 벌이기로 합의했다”며 “정부 방침으로 북측과 접촉하지 못해 당분간 유 교수가 남북한을 오가며 간접적으로 연구안을 교환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남북 공동사전 편찬을 위해 통일부에 신청한 5억원 규모 예산이 확정되면 이 중 5000만원을 이 사업에 투입, 내년 9월 지린성 옌지에서 열리는 국제학술대회에서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명 통일표기와 관련 진 교수는 “베이징을 ‘뻬이찡’ 식으로 한글(24자)만이 아닌 훈민정음(28자)을 이용해 표기를 추진하는 것이어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3국 학자들은 지명표기 통일은 ‘양강도’(남한)와 ‘량강도’(북한) 등 각국의 표기방식인 ‘자연어’의 통일을 추구하며 이견이 있으면 각자 방식으로 표기하되 어떤 자연어로 입력해도 동일언어로 인식해 검색이 되도록 동일한 ‘부호언어(code language)’를 만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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