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악재로 휘청대는 상황에서 북한발 지정학적 위험까지 더해져 주식시장은 한 치 앞도 보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 사망에 따른 파문은 과거 북한군의 도발 등 위기 때보다 훨씬 길고 클 것으로 전망했다.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오후 1시7분 현재 전날보다 67.25포인트(3.69%) 내린 1,772.20에서 움직이고 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낮 김 위원장이 사망했다는 중대발표를 하자 북한 정세의 불확실성이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로 코스피는 한때 90포인트 가까이 추락했다.
외국인이 주식 매도 규모를 키워 현재 2천억원 넘게 순매도했다.
연기금이 지수 방어에 나서고 있으나 매수 규모는 외국인 매물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연기금은 현재 477억원 순매수했다.
과거 북한발 지정학적 위험은 대체로 저가 매수의 기회를 제공했다. 일시적인 주가 충격이 나타나기는 했지만, 장중 낙폭을 만회하거나 짧게는 수일, 길게는 1~2개월 만에 고점을 회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김일성 전 위원장이 사망한 1994년 7월8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0.34% 상승 마감했었다.
그러나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는 의견이 많다.
후계 구도가 정해지지 않아 북한 군부의 도발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북한 내 강경파가 주도권을 잡을 경우 한국으로 도발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증시 전문가들은 적극적인 대응보다는 당분가 상황을 주시하며 신중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신영증권 김세중 이사는 "김 위원장이 과로로 사망했다고는 하지만 사인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단순한 병사(病死)라면 주가 급락도 일시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추가 폭락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대신증권 오승훈 연구원은 "이번 사건은 천안함, 연평도 사건과는 달리 단발로 끝나지 않은 가능성이 더 크다"며 "사망원인이 무엇인지, 어떤 형태의 후계체제가 나올지 사건이 수습되는 과정을 2-3일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변동성이 큰 장세인 만큼 환율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현금 비중을 높이라는 조언도 나왔다.
교보증권 송상훈 리서치 센터장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해 주가보다는 환율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환율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김성주 리테일투자전략부장은 "유럽 사태의 불확실성이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 급락에 따른 반등이 나오더라도 주가 상승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일단 현금을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 내부 안정이 확인되면 하락세는 진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키움증권 박연채 리서치센터장도 "김일성 사망 당시에도 주가가 일시적으로 급락하고 나서 반등했다"며 "북한이 김정일 사망 발표를 며칠 미루는 등 내부적으로 제어하고 있다고 보인다.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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