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침통한 분위기 속에 눈속으로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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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2-28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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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 주민들 울부짖으며 절규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영결식이 28일 오후 2시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에서 눈이 쏟아지는 가운데 열렸다.
 
 영결식 행사는 오전 10시에 열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전날 밤부터 평양에 많은 눈이 내려 4시간 정도 미뤄진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TV와 조선중앙방송, 평양방송 등 북한 방송매체는 새 황태자의 자리에 오른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김 위원장의 시신을 실은 영구차를 잡고 따라 걸으며 등장하는 장면부터 행사를 생중계했다.
 
 슬픔에 가득차 보이는 김 부위원장은 운구차를 따라 가면서 고개를 숙이고 볼 위에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 부위원장 뒤로 영구차 오른쪽에선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김기남 당비서,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이 자리 했으며 건너편에는 리영호 총참모장,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김정각 군총정치국 제1부국장 등이 영구차를 둘러쌌다.
 
 영결식 행렬은 김정은 체제의 권력 지형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으로 앞으로 북한체제는 장 부위원장을 중심으로 리영호와 김영춘, 김정각이 군부를 이끌면서 김정은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이 행정분야를, 김기남 비서는 김정은에 대한 선전선동에 책임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장성택은 장례위 명단에서 19번째로 호명됐지만, 이날 영결식에서는 새 황태자의 바로 뒤에 서, 혈족임을 내세우며 김정은 후계체제의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진 인물임을 암시했다.
 
 실세로 지목받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뒤따르는 장의위원 차량에 탑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운구행렬은 오후 2시20분께 금수산기념궁전을 빠져나가 김일성 주석 영결식 때와 마찬가지로 비파거리, 혁신거리, 전승광장, 영웅거리, 천리마거리, 통일거리, 청년거리 등 평양 시내 주요 지점을 통과했다.
 
 도로변을 가득 채운 시민들은 펑펑 쏟아지는 눈을 맞으며 운구차를 바라보며 장갑도 끼지 않은 채 울부 짖었다.
 
 중앙TV 아나운서의 영결식 멘트는 주민들의 절규 소리와 맞물려 잘 들리지 않았다.
 
 TV는 김정은에게 ‘위대한 영도자 계승자’란 표현을 이어 갔고, 북한시민들이 울부짖는 모습을 통해 ‘피눈물을 삼키고 있다’고 말하며 김 위원장이 마지막 가는 길에도 체제 선전을 계속했다.
 
 평양시내를 마지막으로 한바퀴 돌은 김 위원장의 시신은 금수산기념궁전으로 돌아와 영면했다.
 
 김정일은 본관 2층에 있는 김 주석의 시신이 영구 보존된 ‘추모홀’ 부근에 안치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생방송은 녹화내용을 선전용으로 편집한 뒤 내보낸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일본 NHK방송은 북한 주재 외교 관계자의 말을 인용,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영결식이 오전 11시에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 당국이 외교 관계자들에게 영결식장에 오전 10시까지 집합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추위 속에 북한주민들이 울부 짖으며 내뿜는 입김은 그들의 불투명한 미래를 불안해하는 탄식인 듯 생방송 화면을 가득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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