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만리 떨어진 곳에서 지켜보는 입장이었지만 손에 땀에 바짝바짝 흘렀다.
하지만 모든 신경이 집중될 만큼 흥미만점 그대로 였다.
아, 이런 게 박빙승부의 묘미인가 싶었다.
4일 새벽 1시 30분께 (현지시간) 최종 결과가 나온 미국 아이오와주에서 열린 공화당의 첫 코커스(당원대회) 선거 결과 얘기다.
이번 선거는 11월 초 열리는 미국 대통령 선거의 공화당 후보를 가리는 첫 경선이다.
초반부터 피 말리는 초경합세를 보이다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을 단 8표차로 눌렀다.
득표율로 따지면 각각 24.55%, 24.54% 이니 초접전 형국이었다.
미 언론에 따르면 이전의 최고 접전 기록은 1·2위 표차가 257표였던 1936년 사우스다코다 프라이머리(예비선거)였다.
물론 아이오와 코커스는 앞으로 남은 대선 일정 중 맨 처음 단계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1등 티켓을 따 내면 다른 후보들의 기를 팍 꺾을 수 있다.
대선 후보들의 우열을 가늠할 있는 ‘바로미터’가 된다는 것이다.
그러니, 거의 모든 미국 국민들이 만사를 제쳐두고 이번 선거를 지켜봤다고 한다.
그런데 말이다.
미 국민보다 더 가슴 졸이며 지켜보는 쪽이 있었으니. 누굴까.
바로 북한의 김정은이다.
그는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급사하자 하루 아침에 북한의 제 1권력자로 등장한 20대 젊은 청년이다.
왜 김정은이 이번 선거 향방에 푹 빠졌을까.
다시 장면을 미국 아이오와 코커스으로 돌리자.
“북한이 변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롬니가 선거에 승리하고 난 뒤 한 언론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내놓은 첫 일성이다.
그는 “북한은 또 과거처럼 미국과 협상하려고 들 것이며 공짜로 뭔가를 더 얻으려고 할 것”이라며 “북한이 핵을 내세워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롬니는 북한에 대한 처방으로 강한 경제 제재를 제시했다.
김정은이 롬니의 등장에 대해 바짝 긴장하는 모습을 싶게 짐작할 수 있을 듯 싶다.
북한이 당면한 최우선 과제인 ‘먹고 사는’ 문제의 키를 몇 개월 롬니가 쥐어 잡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그때가 되면 김정은이 어떤 제스처를 취할 지 기대된다.
핵을 무기로 벼량끝 전술을 쓸까. 대화의 물꼬를 틀까.
아마저도 아니면...
아무튼 흥미진진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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