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고승덕, 때늦은 양심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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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1-05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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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의 때늦은 ‘양심선언’이 한나라당을 뒤흔들고 있다. 고 의원은 과거 전당대회때 돈봉투 거래가 있었다고 폭로했다.

홍준표 대표가 선출되던 작년 7·4 전당대회때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전대가 끝난지 최소 2년도 넘은 이때 왜 고 의원이 이런 폭로를 했는지에 정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나라당이 인적쇄신을 놓고 전방위 내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번 파문을 바라보는 각 계파간 시선도 다양하다.

고 의원이 SD(이상득)계이기 때문에 공천문제를 놓고 범친이(이명박)계가 대분열하고 있다는 시각이 있다. 쇄신풍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군끼리 선명성 경쟁에 돌입했다는 소리다.

또 공천의 키를 쥐고 있는 친박(친박근혜)계와 폐족으로 몰리고 있는 SD계가 연대한다는 이야기도 나돌고 있다. 친박계가 껄끄럽게 여기는 친이계 일부를 물리치는 용병으로 SD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다양한 해석이 고 의원의 마음을 아프게 할 수도 있다. 물론 고 의원은 ‘깨끗한 정치’ 구현을 위해 당 대표로 선출된 모 인사의 돈 300만원을 정중히 거절했다.

이번 사건을 당 비대위가 검찰에 수사의뢰하면서 “당당히 수사에 응하고 정치발전을 위해 내용을 소상히 밝히겠다”도 했다. 그는 트위터에 “특정인을 겨냥한 폭로 의도는 전혀 없다. 이 문제가 여야를 떠나 자유로울까요”라고도 썼다.

그러나 너무 늦어버린 시기 때문에 양심선언의 빛이 바래고 있다. 고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은 2002년 3월 대선후보 경선 당시 2년여전 불법선거자금을 받았는다는 사실을 털어놓고 후보직을 사퇴했다. 그래서 고인은 ‘깨끗한 정치인’으로 신화가 됐다.

고 의원이 전대 당시 양심선언을 했다면 어땠을까. 검은 돈으로 의원은 물론, 당원을 매수하는 여당 당대표는 선출되지 못했을 것이다. ‘돈이면 다되는’ 인사가 집권당을 이끌었기 때문에 여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이해할만하다. 고 의원의 양심고백에 고운 시선을 보낼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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