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외할머니가 일제 강점기 당시 일본군 위안부로 강제동원된 한국인이라고 주장하는 이 중국인은 지난해 12월 말 일본 야스쿠니(靖國)신사에도 불을 질렀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이날 일본대사관에 화염병을 던진 혐의(화염병 사용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중국인 류모(38)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류씨는 이날 오전 8시18분께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에 화염병 4개를 던져 대사관 담 일부가 그을리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류씨는 일본 정부에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죄를 요구하는 1천번째 수요집회를 기념해 지난해 12월 세워진 ‘위안부 평화비’ 인근에서 소주병으로 만든 화염병 11개 가운데 4개에 불을 붙여 던졌다.
류씨는 범행 직후 현장에 있던 경찰 기동대원에 체포됐으며 화염병 4개 가운데 2개는 대사관 담을 넘어갔으나 화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류씨는 경찰에서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위안부 피해자인 한국인”이라며 “지난해 12월 초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가 위안부 문제의 논의 자체를 거부하는 등 무책임한 발언을 해 화가 났다”고 범행 동기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결과 류씨는 중국 광저우(廣州) 출신 한족(漢族)으로, 지난해 10월3일 일본 쓰나미 피해자들을 위한 봉사활동 목적으로 일본에 입국, 2개월여간 체류하고 나서 같은 해 12월26일 관광비자로 국내에 들어온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류씨가 자신이 지난해 12월26일 일본 야스쿠니신사 문에 불을 질렀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아직 물증은 없는 상태”라며 “이 부분은 가족관계 등을 추가로 조사해 사실 여부를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고려해 류씨에 대해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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