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방중 의미와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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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1-09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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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와 한반도 평화안정 등 두 마리 토끼를 노린다. 이명박 대통령의 이번 중국 국빈방문 목적이다.

한중 수교 첫해인 1992년 63억7000만 달러에서에 머물던 양국의 교역 규모는 지난해 1884억 달러로 30배 가량 증가했다. 수교 20주년을 맞는 올해 우리 정부는 FTA 협상을 선제적으로 개시하면서 양국 교역극대화를 노리고 있다.

이와 함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불확실성이 고조된 한반도 정세 전반에 대한 협력 강화도 이번 방문을 통해 도출해야 한다. 지난해 12월22일 한중 6자회담 수석 대표를 회동을 시작으로 서울 한중고위급 전략대화를 거쳐 이번 정상회담에 이르기까지 양국은 한반도 상황에 대한 긴밀한 소통,협력관계를 공고히 다질 것으로 보인다.

◆한중 FTA로 양국 경협 가속화

이 대통령은 이번 방중을 통해 올 한해 경제위기 극복전략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대외개방형 구조인 우리 경제가 위기에 맞서 우선적으로 주력할 부문은 수출이다. 지난해 기준 중국은 우리의 제1위 교역, 투자, 무역흑자 대상국이며 우리는 중국의 3위 교역대상국이다.

우리나라의 전체 교역(8916억 달러)중 중국과의 교역 비중은 21.1%로, 한·일간(925억 달러), 한·미간(902억 달러) 교역 규모보다 크다.

금융위기에 따른 양국 공조도 강화된 상태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양국 통화스왑 규모는 260억 달러 수준이었으나 현재 560억 달러 규모로 확대됐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내년 세계경제는 불확실성의 고조로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이 대통령은 대내적으로는 물가관리, 일자리 창출에 신경쓰고 대외적으로는 FTA를 통한 통상영역 확대에 힘쓸 방침이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한·유럽연합(EU), 한미 FTA 체결을 통해 유례없는 통상영토를 확보한 상태에서 이 대통령은 이번 방중을 계기로 ‘세계공장’ 중국도 적극 공략할 태세다.

이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간 FTA 협상 개시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양국간 FTA 협상은 가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 후 정부의 관보 게재와 공청회, 대외경제장관회의 의결 등을 거쳐 이르면 2월초순경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될 전망이다.

정부는 그간 한미 FTA를 마무리한 뒤 아시아 주요 국가들과도 FTA 협상을 개시한다는 계획 아래 FTA 협상의 대상과 시기를 검토해 왔다.

특히 중국과 일본 중 어느 쪽과 먼저 FTA 협상을 할 것이냐를 놓고 논의를 거듭해 왔으나 결국 중국과 먼저 FTA 협상을 시작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한중 FTA가 발효시 2.3%의 국내총생산(GDP) 증가 효과가 있다. 휴대전화, 자동차, 기계 등 전략품목을 비롯해 중간재, 부품 수출이 크게 늘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체결 후 10년간 과일은 10억2000만 달러, 채소는 9억7700만 달러의 생산이 감소하는 등 농수산업의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저가 완제품의 수입 확대로 중소기업도 피해를 볼 것으로 관측됐다.

정부 관계자는 “중국은 최대 무역흑자국이다”며 “중국과 선제적 FTA는 우리에겐 경제적 이익을 가져달 줄 것이며 중국에선 한국의 발전된 서비스로 전이될 것”이라고 했다.

◆한반도 안정관리…실질적 협력방안 도출

한국은 올해 경제위기와 함께 한반도 불확실성 고조라는 난관에 봉착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요동치는 시기에 이뤄지는 한중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양국간 안보협력 강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비롯해 경제협력, 북한 비핵화 및 6자회담 재개 등에 대해 폭넓게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특히 김 위원장 사망 직후 상무위원 전원이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관을 찾아 조문하고, 김정은을 후계자로 인정하는 등 속도감 있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북한의 영향력은 그만큼 절대적이다.

이 대통령은 중국을 통해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혁·개방의 길로 나오게 함으로써 한반도리스크를 최대한 낮추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중국을 최대한 설득해 6자회담과 북한 비핵화 진전이라는 성과를 내야 한다”며 “이번 회담으로 한반도 안전관리를 위한 양국의 실질적 방안이 도출되길 기대하고 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 정부의 대북 강경정책으로 인해 우리의 북한 영향력은 급격히 약화됐다. 중국 또한 북한 후계체제 안정관리에 영향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묘안을 찾아내는 게 이 대통령의 숙제다.

한 안보 전문가는 “대북 강경기조로 일관한 현정부에서 남북관계를 풀 전략은 거의 없어 보인다”며 “다만 미국과 중국 등 주변강대국을 설득해 북한 비핵화가 진전되는 상황에서 남북경제협력 등을 통해 영향력을 늘려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밖에 이 대통령은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재발 방지책도 중국측에 약속받아야 한다.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을 단속하다 순직한 해양경찰 문제로 국내 여론은 들끓고 있지만 중국정부는 여전히 미온적 대처를 하고 있다.

이같이 안보·외교 문제에서 중국과의 협력에 진통이 예상되기 때문에 중국과의 경제협력 강화를 외교문제를 푸는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 외교라인 관계자는 “외교나 안보 문제도 결과적으로 경제차원에서 풀 수 있다”며 “양국이 통상 활성화 등으로 경협이 확대되면 될수록 상호 이익을 위해 한반도리스크를 낮추는 안보협력도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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