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대준 기자) 현대제철이 고로사업 안정을 목적으로 과도하게 임원수를 늘리면서 직원수 대비 임원수가 상대적으로 많아 '임원 잔치'라는 곱지않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심지어 현대제철은 현대차그룹의 핵심인 현대차보다 직원대비 임원 비율이 높아 '역피라미드 구조'라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1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경쟁사인 포스코에 비해 임원수(미등기임원 포함)가 37명이나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제철은 2011년 9월말 기준으로 정규직 7928명, 계약직 378명 등 총 8306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 가운데 임원은 등기임원 9명(사외이사 5명 포함), 미등기임원 97명 등 총 106명이다. 직원 대비 임원 비율은 약 1.3%에 이른다.
하지만 주요 경쟁사이자 업계 1위인 포스코의 경우 직원 대비 임원 비율은 약 0.4%에 불과하다. 거의 1% 포인트 차이가 나고 있다. 그만큼 고연봉자인 임원수가 많아 현대제철의 인건비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포스코의 직원수는 지난해 9월말 현재 정규직 1만6696명, 계약직 755명 등 총 1만7451명이다. 이 가운데 임원은 등기임원 12명(사외이사 7명 포함), 미등기임원 57명 등 총 69명이다.
현대제철은 포스코에 비해 직원수가 절반 밖에 안되지만, 임원수는 두 배 가까이 많은 기형적 구조를 보이고 있는 것. 결국 회사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포스코의 경우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은 50조2500억원, 영업이익 4조390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현대제철은 매출 11조3700억원, 영업이익 1조100억원에 불과하다. 매출 규모로도 포스코의 5분의 1 수준인 현대제철이 임원수를 늘리며 내부 잔치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현대제철은 현대차그룹의 핵심인 현대차보다 직원 대비 임원 비율이 높다. 현대차의 직원 대비 임원 비율은 포스코와 비슷한 약 0.4%다.
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의 임원수가 많은 것이 포스코를 따라잡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이 고로 사업을 시작하면서 관련 노하우를 갖고 있는 포스코 직원을 데려 오기 위해 임원 자리를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후발주자로써 선두주자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임원이나 연봉 등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란 얘기다. 그렇다보니 실질적으로 일하는 실무자보다는 관리자가 많아지는 비효율적인 인력 구조를 갖추게 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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