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카이성(楊凱生) 중국공상은행장은 지난해 10월 방한했을 당시 김석동 금융위원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한국에 더 투자하고, 점포도 늘리겠다”고 말한 것으로 24일 금융위 관계자가 전했다.
특히 양 은행장은 “우리는 세계 1위 은행이다. 한국에 무한정 투자할 수 있다”면서 투자 확대 발언이 단순한 인사치레가 아니라는 사실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의 한 관계자는 “공상은행이 실제로 투자를 확대할 의지가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인적 자원과 인프라가 뛰어난 한국 금융시장이 세계에 진출하는 전초기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투자 확대를 고려하는 것같다”고 설명했다.
공상은행은 1997년 서울지점을 개설했다. 한국과 중국법인을 대상으로 한 대출, 무역금융, 채권투자 등 도매금융에 치중했으나 최근에는 소매금융의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2010년에는 조선족의 왕래가 잦은 영등포구 대림동에 지점을 신설해 송금·예금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지금은 서울과 부산에 3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와 협력해 카드시장에 진출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공상은행은 신용카드·현금자동입출금기(ATM)망을 양국에서 공동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놓고 KB금융과 협의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KB금융과 한·중 금융시장 연구교류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공상은행은 인수합병(M&A)을 통한 한국 시장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
공상은행은 2010년 광주은행 입찰 참가의향서(LOI)를 예금보험공사에 제출하기도 했다.
광주은행 인수 시도는 우리금융 민영화가 지연돼 일단 미뤄졌으나 민영화 작업이 재개되면 다시 입찰에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
공상은행은 지난해 8월 아르헨티나 스탠더드 뱅크그룹의 지분 80%를 6억 달러(약 6천858억원)에 인수하는 등 풍부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외국은행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선 상태다.
금융권 일각에선 하나은행의 외환은행 인수가 무산되면 공상은행이 매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금융감독원 간부는 “양국에 거주하는 교민의 송금 수요뿐 아니라 급증세를 보이는 두 나라 관광객의 금융서비스 수요를 고려한다면 공상은행은 한국 소매금융 시장에서도 상당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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