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패율제 도입에 대한 양당 간 협상의 여지도 사실상 사라진데다, 신경전은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지는 형국이다.
총선에서의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가 테이블에 올려지기도 전에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애초 석패율제는 국회 정개특위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 간사가 도입에 합의하고 이에 통합진보당이 반발하자 민주당 새 지도부는 종합적인 검토에 나섰다.
지도부 대다수가 통합진보당이 야권연대의 대상인 만큼 도입에 신중을 기하는 기류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 26일 통합진보당 노회찬 대변인이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도입을 전제로 석패율제의 검토 가능성을 시사하자, 타협의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자 민주당은 20대 총선에서 독일식 정당명부제 도입을 조건으로 이번 총선에서 석패율제를 도입하는 카드를 만지작거렸다.
더구나 석패율제 도입 지역을 최소화하고, 현직 의원 등 기성 정치인들을 석패율제 대상에서 제외시켜 석패율제가 '중진 부활을 위한 꼼수'라는 통합진보당의 반발을 무마시키는 방안도 검토하고 나섰다.
그러나 통합진보당이 “노 대변인의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선을 그은데다, 사실상 협상이 불가하다는 뜻을 못박으면서 양당 간의 타협은 물 건너간 모양새다.
통합진보당 천호선 대변인은 27일 국회 브리핑에서 “석패율 제도에 대한 통합진보당의 입장은 확고하다”면서 “석패율 제도는 결함투성인데 반해서 지역구도의 극복에는 실효가 없는 제도”라고 말했다.
그는 또 “대단한 제도도, 획기적인 제도도 아닌 석패율 논쟁의 중단을 정중히 요청한다”면서 “민주당은 독일식 정당명부제를 당론으로 확정하고 이를 전제로 야권연대에 책임 있게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통합진보당의 태도가 완강하자 민주당은 진퇴양난에 빠진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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