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승부조작 브로커인 김모(28)씨가 프로야구 승부조작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조치가 주목된다. [사진 = 자료사진] |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프로축구와 프로배구에 이어 올시즌 '700만 관중 돌파'를 노리고 있는 프로야구에서도 승부조작이 이뤄졌다는 주장이 제기돼 충격을 주고 있다. '승부조작' 사건의 여파가 국내 4대 프로 스포츠 전체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대구지검 등에 따르면 프로축구에서 지난해 터진 승부조작 사건 당시 이를 주도한 혐의로 기소돼 1심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브로커인 김모(28)씨는 배구 외 다른 스포츠의 승부조작설을 제기했다.
프로배구 2010~2011시즌 당시에도 승부조작 혐의를 받는 김 씨는, 2009~2010시즌 승부를 조작한 혐의로 구속됐던 브로커 강모(29)씨의 범죄에 대해서도 상당히 구체적 진술을 했다. 특히 9개 구단 중 2개 구단의 선수 2명을 지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검찰에서 강 씨가 남자 프로배구는 물론 여자 프로배구와 국내 프로야구에서도 '첫 회 포볼' 등을 두고 투수들과 모종의 거래를 한 것으로 안다고 진술했다. 강 씨 진술은 프로스포츠 선수들과 경기내용을 조작한 과정과 해당 경기의 정보를 통한 베팅과정 등이 구체적인 터라 진술을 결코 좌시할 수 없다는 평가다.
그동안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경기의 특성상) 프로축구, 프로배구와 달리 프로야구에서는 승부조작이 있을 수 없다"며 프로야구는 어떠한 승부조작도 없다고 공언해왔다. 하지만 저녁 무렵의 대구지검 발표 이후 긴장하며 수사 방향을 살피고 있다.
KBO 관계자는 "아직 무엇도 말할 단계는 아니"라며 "조사 결과가 나온 것도 아니다. 추이를 지켜볼 뿐이다"라는 입장을 14일 밝혔다. 14일 어렵게 연락이 닿은 한 구단 관계자는 "야구판에도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조심스럽다"면서 "올시즌 '관중 700만명'을 넘기려는 시점이 이런 일이 생겨서 안타까울 뿐"이라고 밝혔다.
야구팬들은 인터넷 상에서 걱정과 분노를 함께 쏟아내고 있다. 특히 예시로 나온 '1회 포볼'이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경기를 기억하는 팬들은 이를 승부조작 건과 연계해 의심하는 모습이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페이스북 상의 박 모 씨는 "작년 직관(경기장에 직접 가서 관람)했을 당시 득점 찬스에서 안타가 아닌 포볼로 출루해서 화난 적이 있다"며 "안타를 쳤다면 충분히 홈에 들어와 점수를 얻을 수 있던 상황이었다. 지금 생각하니 그게 승부조작 정황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추측했다.
삼성 라이온즈 팬이라고 밝힌 김 모 씨는 "창원지검에서 주도한 축구도 다른지역 선수가 상당수 검거됐고, 이번 대구지검 주도 수사에서도 상무 선수와 수원 연고의 배구팀 선수가 잡혔지만, 그래도 불안하게 느껴지는 마음은 어쩔 수 없다"며 "신속히, 명확히 확실한 수사 마무리가 있길 바란다. 아닐 것이라 일단 믿지만 프로야구도 승부조작에 관련됐다고 한다면 앞으로 어떻게 경기를 볼까 걱정이 크다"고 밝혔다.
이 모씨는 "프로축구 승부조작 브로커가 배구도 손을 댔다고 하고 야구와 농구도 손을 댔다고 하면 한국의 프로스포츠는 모조리 승부조작 양성소나 진배없다"고 분노하며 "가려야 한다면 가려야 한다. 다만, 일단 선수들 양심을 믿는다. 더는 그런 일이 없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SNS 트위터를 통해 말했다
한편 일부 열성 야구팬은 이용자가 많은 게시판을 중심으로 각종 확인되지 않은 정황에 대한 글을 게시해 후속피해 발생이 우려된다. 야구계도 이같은 2차 피해를 걱정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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