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리 "봉사는 한 줄의 스펙보다 세상과 만나는 통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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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2-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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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 서울시 기획봉사 프로젝트 최우수상

(아주경제 윤용환 기자)“아는 길만 가면 편하겠지만 익숙한 길이기 때문에 놓치는 것들이 많아요. 모르는 길을 간다면 얼마나 많은 새로운 세상과 만나게 될까요.”

오는 24일 졸업을 앞둔 반세리씨(28·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4학년)는 욕심이 많다. 남들이 취업을 위해 학점에 매달리고 있을 때 시간을 쪼개 자원봉사 활동에 나섰다.

반씨는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자원봉사단체의 기획봉사단에서 활동하며 2010년 ‘점자 동화책 만들기’와 2011년 ‘한가위 사진 한 장’ 가족봉사 프로젝트로 2년 연속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반씨는 "상을 받기 위해 봉사활동을 한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없었지만 나의 작은 아이디어가 수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기쁨을 공유할 수 있다는 사실에 너무 기뻤다"고 말했다.

“기획봉사단은 쉽게 말해 봉사활동 전체를 기획하고 집행, 관리합니다. 봉사자와 봉사자를 받는 사람 모두를 만족시켜야 하는 중간자적 입장인 만큼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많이 써야 합니다.”

반씨는 지난해 순수 봉사 참여에만 400여 시간, 그리고 기획·구상까지 합치면 한 달 이상의 시간을 기획봉사단 활동에 쏟았다.

반씨는 “주변에서는 취업 걱정도 많이 하지만 스펙쌓기가 목적이었다면 이렇게 만족하지는 못했을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 다양한 삶과 더 넓은 세상을 접할 수 있어 후회는 없다”며 오히려 지나온 시간에 대해 감사했다.

반씨에게도 고통과 아픔의 시간은 있었다. 젊은 나이지만 많은 길을 돌아왔다.

2004년 충북과학고등학교를 졸업한 반씨는 삼성전자가 주최하는 ‘휴먼테크 논문대상’에서 고등부 장려상을 수상할 정도로 뛰어난 성적이었지만 이과계열 공부에 염증을 느껴 대학진학을 포기했다. 길을 찾지못해 4년여를 방황하며 수백 권의 인문학 서적을 탐독했다, 2008년 뒤늦게 대학에 입학했지만 이번엔 4년이라는 나이차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다 친환경 물비누 만들기 봉사 이벤트에 참여하면서 잊었던 열정이 다시 치솟기 시작했다. 전공인 환경도 살리면서 봉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충격이었다.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 부대끼고 도우면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점점 달라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실로 닥친 취업문제에 대해 반씨는 “몇 군데 지원서 내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작지만 나의 경험과 전공을 사회에서 검증받고 싶어요. 세계적인 트렌드는 기업의 사회공헌입니다. 특히 친환경산업은 지속성장이 가능한 블루칩이라고 생각합니다. 환경을 살리면서 기업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싶어요. 그런데 이론과 현실은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정부가 나서 녹색성장을 외치고 있지만 구호에 그치고 있어요. 기업들도 이미지 메이킹에 머무르고 있는 수준입니다, 방향성을 제시하기에는 준비가 많이 부족한 것 같아 안타까워요. ”

이어 반씨는 “기업의 취업담당자들도 이런 이야기를 하면 ‘차라리 NGO쪽으로 일해 보는 것이 어떠냐’고 반문한다"며 "환경이나 사회공헌은 지금 우리사회가 함께 해야 할 문제인데도 너무 앞서가는 이상한 사람 취급을 한다”며 이럴 때는 솔직히 마음이 상한다고 털어놓았다.

반씨는 마지막으로 "봉사를 통해 자신 속에 감추어진 열정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봉사는 한 줄의 스펙보다 더 큰 세상을 만날 수 있는 통로"라며 대학생들의 많은 참여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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