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말 예상 밖으로 하락한 성장률 추세가 올해 상반기까지도 이어질 것”이라며 “이미 약한 경기침체기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유로존의 작년 4분기 성장률은 -0.3였다. 집행위는 지난해 11월에 낸 전망보고서에서 올해 성장률을 0.5%로 예상했었다.
유로존의 연간 마이너스 성장은 2009년 이후 3년 만이다. 당시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4.3%를 기록했다.
올해 성장 전망치가 대폭 낮아진 것은 그리스와 포르투갈 뿐만 아니라 네덜란드, 벨기에, 스페인, 이탈리아, 키프로스, 슬로베니아 등도 당초 예상보다 더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집행위는 그러나 성장 하락세가 급격하지는 않을 것이며 하반기부터는 미약하나마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페인의 경우 지난해 11월 전망 보고서에선 2002년에 -0.7% 성장이 예상됐으나 이번엔 -1%로 더 낮아졌으며, 이탈리아도 -0.3%에서 -1.3%로 악화됐다.
특히 그리스의 경우 -4.4%로 5년 연속 경기침체에 빠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나마 유로존의 경제 대국인 독일과 프랑스가 하락세를 늦출 것으로 보인다. 이 두 나라의 성장률은 당초 전망치보다 0.2%씩 낮아지기는 했으나 각각 0.6%와 0.4%로 전망됐다.
유로존의 이번 전망은 올해 세계 경제가 4.3% 성장하고 유로존 국채위기에 따른 금융시장의 불안이 “점진적으로 사라질 것”을 전제로 해 작성됐다.
올리 렌 경제ㆍ통화 담당 집행위원은 “비록 경기가 침체되고는 있으나 금융시장의 불안이 완화되는 등 경제가 안정되는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렌 집행위원은 '신용 추락'은 피하게 됐으나 세계 경기 둔화와 긴축정책으로 인한 내수 위축과 높은 실업률 등으로 인해 기업과 소비자 신뢰도가 낮아지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집행위는 각국이 재정적자 감축을 위해 부가가치세 등 간접세들의 세율을 올리고 에너지 가격이 뛰어 물가상승률이 2.1%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보고서 때의 1.7%에 비해 높은 것이자 유럽중앙은행(ECB)의 억제목표치(2%)를 약간 웃도는 것이다.
경기 하락세는 가팔라지고 물가는 억제목표치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ECB가 현재 1%인 기준금리를 더 낮출 여지가 좁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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