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라운드 중 친 볼이 방공시설물이나 전깃줄(동력선), 전봇대, 라이트 기둥, 애드 벌룬 등을 맞고 굴절될 경우가 있다. 흔치 않으나 가끔 볼 수 있는 일이다.
이 경우 로컬룰이 없는 한 억울하지만 볼이 멈춘 자리에서 다음 플레이를 속개하는 수밖에 없다. 친 볼이 라이트시설 기둥을 맞고 OB지역에 떨어졌다면 OB가 되는 것이다. 단, 제일· 코리아· 파인크리크CC 등지에서처럼 볼의 비구선에 전깃줄이 있고 볼이 전깃줄에 맞을 경우 로컬룰로써 친 볼을 취소하고 다시 치게 할 수 있다.
2007년 10월 레이크사이드CC 남코스에서 열린 신한동해오픈 1라운드 때 좀처럼 보기드문 일이 발생했다.
조철상이 17번홀(파4· 길이 490야드)에서 세컨드 샷을 한 볼이 10번홀과 17번홀 사이 워터해저드 상공에 설치된 애드 벌룬에 맞고 물속에 빠져버린 것.
조철상은 경기위원을 불러 “어떻게 해야 하느냐. 다시 칠 수 없느냐”고 했으나 “워터해저드 처리를 해야 한다”는 대답을 들었다. 조철상은 그 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하고 말았다.
그 대회에서는 애드 벌룬에 대해 구제 여부가 명시되지 않았다. 애드 벌룬이 높이 설치된 데다, 볼이 애드 벌룬을 맞힌 사례가 없었기 때문. 17번홀은 그 대회를 위해 티잉 그라운드를 뒤로 60야드나 빼 길이를 크게 늘렸다. 그런데다 왼쪽 그린을 쓰다 보니 대부분 선수들은 세컨드 샷을 해저드를 가로질러 쳐야 한다. 친 볼이 애드 벌룬을 맞힐 가능성이 있었던 것. 조철상도 홀까지 230야드 정도를 남기고 해저드를 가로질러 스푼 세컨드 샷을 했고 그것이 애드 벌룬 아래를 맞힌 것이다.
로컬룰에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조철상은 경기위원의 판정대로 워터해저드 처리를 할 수밖에 없었다. 코스가 길어지면서 그린공략 각도가 달라졌다면, 경기위원회에서는 당연히 볼이 애드 벌룬을 맞힐 수도 있다는 것을 상정하고 로컬룰을 정해야 하지 않았을까. 위원회의 무성의로 조철상만 억울하게 된 케이스였다.
티샷이 150m 전방의 조명등을 받치는 기둥에 맞고 OB나 러프 등지로 갈 경우 “다시 치겠다”고 우기는 골퍼가 있다. 로컬룰로 명시되지 않는 한 다시 칠 수 없다. <골프규칙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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