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 외신 보도를 보면 베네수엘라 야권 대선 통합후보인 엔리케 카프릴레스(40) 미란다주(州) 주지사는 전날 수도 카라카스 내 빈민지역인 코티사 지역을 방문했다. 선거 유세 도중 갑자기 오토바이를 탄 우고 차베스 대통령 지지 세력이 등장해 카프릴레스 후보의 유세 현장을 겨냥해 총질을 했다. 카프릴레스 후보는 변을 면했지만 이 과정에서 야당 유력 정치인인 이스마엘 가르시아 의원의 아들이 부상했다. 오른팔에 총상을 입은 그는 현재 인근 병원에 호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카프릴레스 선거 캠프는 이날 성명에서 붉은 셔츠 복장을 한 차베스 대통령 지지자들이 나타나 유세 현장에 총격을 가했다면서 가르시아 의원의 아들을 포함해 2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카프릴레스 후보는 “차베스 정권은 힘으로 말하지만 우리는 머리로 말한다”면서 “이들은 무엇을 두려워 하는가”라고 했다.
가르시아 의원은 “정부는 이번 총격 사건에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면서 “괴한들은 분명히 집권당인 사회주의연합당(PSUV)원들이었다”고 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차베스 정권이 우리를 두려워 한다는 것을 방증하는 사례이며 그래서 우리를 위협한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이를 전면 부인했다. 엘 아사미 법무장관은 베네수엘라 국영방송에 출연해 “현재 수사 당국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으며 범인의 윤곽은 드러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장관은 정부가 이번 사건을 사주했다는 야당 측의 주장은 “정치적 쇼”이며 “폭력 정국을 조성하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그는 가르시아 의원이 이번 사건 배후로 차베스 지지자를 지목한 것은 근거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총구는 처음부터 가르시아 의원을 겨냥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베네수엘라 현지 언론인 라틴아메리카헤럴드트리뷴은 차베스 정권에서 여당 대표까지 지낸 가르시아 의원이 정략적 목적으로 지난 2007년 야당으로 당적을 옮기면서 사회주의연합당의 눈 밖에 났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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