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주유소 실효성 급락…원인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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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3-07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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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고속도로 기흥휴게소 알뜰주유소 전경. 이 주유소는 석유공사와 농협 등 공공기관과의 공동입찰을 통해 휘발유 및 경유를 저가로 구입, 가격을 종전보다 평균 50원 낮췄다.

(아주경제 김진오 기자) 정부가 물가안정을 위해 리터당 100원 정도 싼 가격으로 공급하겠다던 ‘알뜰주유소’가 도입 초기부터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인근 일부 주유소보다 가격이 별로 싸지 않거나, 오히려 가격이 비싸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는 3월 말까지 전국에 알뜰주유소를 400여곳까지 늘린다는 방침이지만 정유사들과 공급가를 놓고 여전히 온도차가 심해 진통이 예상된다.

7일 한국석유공사의 가격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서울지역 알뜰주유소 1호점인 금천구 독산로 형제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2037원을 기록했다.

이는 이날 독산동 소재 6곳의 주유소 가운데 백운주유소(2067원)와 가리봉주유소(2077원) 등 2곳을 제외한 남서울주유소(1995원), 순환도로 주유소(1998원), 독산고개 주유소(1996원) 등 3곳에 비해 오히려 가격이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득주유소(1980원)와는 57원의 적지 않은 차이를 보여 할인·제휴카드를 사용할 경우 100원 가까이 비용 격차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지역의 경우 용인시 처인구 구마평동에 소재한 경동 알뜰주유소가 리더당 휘발유값이 1973원을 기록해 인근 동부주유소(1989원), 용인 그린 주유소(1998원), 진목주유소(2053원)등에 비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알뜰주유소는 카드할인 등 추가 혜택이 없고 사은품도 제공되지 않아 가격마저 경쟁력이 없다면 소비자 입장에서 굳이 찾을 이유가 없다.

알뜰주유소 관계자는 “가격이 저렴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중부지역의 현대 오일뱅크, 호남지역의 GS칼텍스가 국내 일반주유소에 공급하는 단가와 한국석유공사가 알뜰주유소에 공급하는 단가에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이라며 “최근 이란 핵 우려 등으로 국제 유가가 강세를 이어감에 따라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상승하고 있어 소비자에게 싸게 공급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해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으로 기름값이 치솟자 알뜰주유소 정책을 선보였다. 석유공사와 농협이 정유사에서 기름을 대량으로 싸게 사들이고 각종 부가서비스를 없애 주변 주유소보다 ℓ당 최대 100원 낮게 팔겠다는 취지였다.

당초 정부는 정유사들에게 ▲농협주유소 300곳 ▲자가폴 주유소 50곳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 50곳 등 총 400곳의 알뜰주유소에 공급할 물량을 일반 주유소보다 ℓ당 30~50원 가량 싸게 공급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GS칼텍스와 현대 오일뱅크 등 알뜰주유소 사업에 참여한 정유사들이 브랜드 가치와 마케팅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알뜰주유소에 자가폴 보다 기름값을 파격적으로 인하해 공급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정부로서는 일부 자영 주유소의 반발 움직임도 고민거리다. 한국주유소협회 경기도지회는 지난달 17일 정부 주도의 알뜰주유소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정부가 알뜰주유소에 석유제품을 공급할 업자를 선정하려고 농협중앙회에 지시해 시행한 농협중앙회·석유공사의 석유구매 공동입찰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일단 대승적인 차원에서 밀어붙인다는 방침이다. 이날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현재 서울에 2개뿐인 알뜰주유소를 조만간 10개까지 늘릴 계획”이라며 “우정사업본부 물류센터와 공공기관 주차장 등에 알뜰주유소를 만드는 방안을 포함해 필요한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 장관은 또 “이 주유소들은 직영 등 각종 형태로 석유공사가 주체가 돼 운영될 것”이라며 “현재 알뜰주유소는 기존 농협 주유소를 포함할 경우 371개인데, 이달 말까지 430개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알뜰주유소 인하폭은 100원이 아닌 평균 30~90원으로 보면 된다”며 “일부 알뜰주유소가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건 맞지만 주변 기름값을 전체적으로 하락시키는 효과는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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