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이 분양' 뭐야?..미분양 꼼수 수도권 강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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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3-13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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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업계"악성 미분양 단지 방지..홍보비도 절약"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서울·수도권 분양시장이 침체되면서 분양 홍보를 제대로 하지 않는 '깜깜이 분양'이 되살아나고 있다. 올해 들어 수도권에서는 12개 사업장이 분양을 실시한 가운데 이 중 3개 사업장이 청약률 제로인 깜깜이 분양을 진행했다.

깜깜이 분양은 청약률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홍보나 모델하우스 건설 없이 정식 청약 청약접수를 진행한 뒤 선착순 분양을 통해 계약자를 찾는 분양법이다. 인·허가 때문에 분양해야 하지만 시장 침체로 청약률이 저조할 것으로 우려되면 나중에 새 아파트로 포장해 재분양하기 위해서 깜깜이 분양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13일 건설업계와 금융결재원에 따르면 대형 건설업체인 K사는 이달 초 경기도 안양에서 '호계동 어울림' 아파트 청약에 들어갔다. 하지만 깜깜이 분양으로 진행, 청약률은 제로(0%)를 기록했다. 이 아파트는 이미 지난해 11월 입주를 시작했다. 회사측은 뒤늦게 조합원 청산분 24가구를 일반분양으로 바꾸는 편법을 써 청약시장에 내놓은 것이다.

하지만 전형적인 깜깜이 분양방식으로 사전 홍보없이 진행, 청약률은 제로 상태다. 이 아파트는 이미 지난해 일반분양 당시에도 깜깜이 분양을 시도, 수계약 방식으로 90%가 넘는 계약률을 기록했다.

비슷한 곳에 위치한 '안양 수리산 파크원'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중견건설사 H사가 2010년 분양한 아파트 54가구 중 분양승인이 취소됐던 17가구를 이번에 일반분양으로 내놨지만, 청약률은 제로다.

인천에서도 D건설사가 석남동 트윈팰리스 중 일부인 24가구만 분양승인을 받아 청약 일정에 들어갔다. 일부 세대라도 미리 법정 청약 일정에 들어가야 인·허가가 아예 취소되는 사태를 막을 수 있어서다.

깜깜이 분양은 분양시장이 침체될 경우 기승을 부리는 현상으로 지방에서 많이 이뤄지는 수법이었다. 하지만 최근 지방 분양시장이 살아나고 수도권은 침체가 계속되면서 서울에서까지 이뤄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해 경우 전체 분양 사업장 가운데 청약률 제로인 깜깜이 분양 사업장은 2010년 37곳보다 10곳이 줄어든 27곳이었다. 하지만 수도권에서는 27곳 중 7곳이 깜깜이 분양을 시도해 2010년 37곳 중 8곳이었던 것과 비교해 비율이 더 늘었다. 지난해는 현대건설과 두산건설, 극동건설 등 중대형 건설사까지 깜깜이 분양을 시도해 질타를 받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홍보를 적게 하면 '악성 미분양 단지'라는 입소문도 적게 나 추후 미분양을 해소하는 데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며 "어차피 미분양될 단지에서는 홍보비라도 줄이자는 요량으로 깜깜이 분양을 고려하는 업체가 많다"고 귀띔했다.

문제는 일반 수요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사실상 청약률 제로라는 것은 청약자에게 철저히 외면받은 것이지만, 분양업체들은 이를 역이용해 청약을 하지 않은 것처럼 속여 계약률을 높이는 경우가 허다하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수도권 분양시장에서 깜깜이 분양이 늘고 있는 것은 시장 침체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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