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발효… 재계 "시너지 극대화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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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3-14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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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산업팀) 재계가 15일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와 동시에 본격 FTA 경영에 돌입한다.

주요 대미수출 제조업체는 이미 2003년 정부에서 FTA 추진 로드맵을 내놨을 때부터 업종별 예상 시나리오에 맞춰 대응전략을 수립, 대비해 왔다.

한ㆍ미 FTA 발효로 제조업 부문은 연 평균 5억7000만 달러에 이르는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대미수출 주요기업은 한ㆍ미 FTA 발효 후 관세 철폐에 따른 수혜를 극대화하는 데 주력하는 한편 위험요인 제거에도 만전을 기한다는 전략이다. 이번 협정 발효가 기회인 동시에 위기라는 판단이 반영돼 있는 것이다.

◆자동차ㆍ화섬 시너지 극대화 총력

최대 수혜가 기대되는 자동차업종은 FTA 발효 즉시 차 부품에 대한 관세를 철폐한다. 4년 후인 2016년에는 완성차 관세 또한 사라진다. 13% 이상인 섬유품목뿐 아니라 TV와 LCD, 캠코더를 비롯한 전자제품 관세 역시 FTA 발효와 함께 없어진다.

국내 완성차 업계를 대표하는 현대자동차는 한ㆍ미 FTA 발효에 따른 통상 마찰 축소를 기대하면서 판매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완성차 관세가 사라지는 2016년부터는 판매가를 그만큼 낮출 수 있는 만큼 수출 성장세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모두 미국 현지에 공장을 두고 있는 반면 국내에서 수출하는 물량도 적지 않다. 에쿠스나 제네시스 같은 고급차는 모두 국내에서만 만들어진다.

자동차 부품 업체도 최대 4%에 달했던 미국 측 관세가 사라지면서 대미수출 물량을 크게 늘릴 것으로 보인다.

화학섬유업종 또한 마찬가지다.

한ㆍ미 FTA는 원산지판정방식(얀포워드)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만큼 지금껏 의존해 온 값싼 중국산 폴리에스터 대신 국내산 수요가 확대될 전망이다. 중국산에 비해 우수한 품질을 가진 국내산으로 대체할 경우 선진 미국시장을 공략하는 데도 훨씬 유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효성 관계자는 "한ㆍEU FTA와 더불어 한ㆍ미 FTA에 대응하기 위한 테스크포스팀(TFT)을 가동하고 있다"며 "원산지 증명 시스템을 강화하는 작업 또한 이미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물류ㆍ전자도 물동량 증가ㆍ수출 탄력

물류업계 또한 한ㆍ미 FTA 발효에 따른 물동량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신규 항로 개설을 비롯한 준비작업이 한창이다.

현대상선은 올해 들어 미주와 유럽을 연결하는 신규 항로를 개설, 대서양 항로에 대한 영업력을 강화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미국에서 유럽으로 운송하는 화물은 육류, 과일을 비롯한 신선제품 비중이 높다"며 "수익성이 좋은 냉동컨테이너 비중을 더욱 높인다는 복안"이라고 밝혔다.

항공업종 또한 마찬가지다. 이번 FTA 발효에 따른 수출 증가로 항공 화물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항공화물 물동량이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며 "자동차 부품, IT 기기, 의약품이 물동량 증가를 견인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물동량 확대에 대비, 화물기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전자업계는 대미수출 완제품, 부품에 대해 대부분 무관세 혜택을 이미 보고 있는 반면 국내에서 생산하는 고급 가전제품에 대해서는 수혜가 예상된다. 미국 측 관세는 에어컨, 세탁기, 냉장고가 최대 2%선, TV는 5%선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대형 TV와 세탁기를 중심으로 북미 공략을 가속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6일 미국 뉴욕을 찾아 스마트TV 출시 행사를 열기도 했다. 대형 화면에 최적화된 콘텐츠, 두 배로 향상된 TV 하드웨어 성능, 프리미엄 디자인을 통해 큰 호평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도 3D TV를 전면에 내세웠다. 미국 3D TV 시장점유율에서 한때 삼성전자에게 40%포인트 이상 밀렸다가 현재 빠른 속도로 따라붙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이나 중남미에 상대적으로 프리미엄 제품을 많이 수출하고 있다"며 "보급형보다는 하이엔드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ED업계도 미국 공습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 LG라는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앞세워 기존 백열등, 형광등에 대한 대체수요를 선점할 계획이다.

LG이노텍 관계자는 "북미 시장에서 LED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며 "브랜드 파워에 무관세에 따른 가격경쟁력을 더해 북미 조명시장을 집중 공략할 것"이라고 전했다.

◆여전히 남은 FTA 리스크는 숙제

꾸준히 우려돼 온 한ㆍ미 FTA 위험요소에 대해 정부에서 적절한 보완책을 내놔야 한다는 점은 여전히 숙제다.

미국시장에서 한국차 판매가 급증할 경우 미 정부가 이를 중단할 수 있도록 한 세이프 가드 조항이 당장 어떻게 적용될지부터 지켜봐야 한다.

까다로운 원산지 검증 시스템 또한 상당한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미국에 대해 원산지 검증을 가장 강력하게 추진하는 나라로 평가하고 있다. 미 세관은 작년 섬유산업 한 분야에 대해서만 9개국 165개 업체를 직접 방문 조사한 바 있다. 이런 조사에서 부정이 적발될 경우 막대한 과징금을 내야 할 뿐 아니라 패널티까지 적용받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FTA 발효 후 미국 세관은 원산지 검증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이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는 리스크 경영을 한층 더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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