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면수 경제부 차장 |
만일, 선물을 보낸 주체가 대사(大事)를 앞둔 사람이라면 그것은 분명 선물이라기 보다는 부담에 더 가까울 것이다.
오는 5월 4일 치러지는 서울세무사회장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진 예비후보(김상철, 임채룡, 채수인)들을 보면, 선물 때문에 울고(?) 웃는 이들이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A후보는 생일을 맞는 회원들에게 ‘000회원님의 생신을 축하합니다’라는 글귀와 함께 수건을 돌리는가 하면 또 다른 B후보는 골프공을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C후보는 해마다 지인들에게 명절 선물을 보내 왔고, 올해에도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선물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보낸 선물 때문에 회원들 사이에서는 공식 선거전이 시작되기도 전에 벌써부터 과열양상으로 치닫는 거 아니냐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오죽하면 일각에서는 (예비후보들이) 선거를 염두해 두지 않았다 하더라도 평소 안하던 짓(?)을 하는 것은 구설수를 자초할 뿐만 아니라 표를 의식한 행태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불구하고, 현행 세무사회의 임원 등 선거관리규정으로는 이를 규제할 방법이 없다. 이는 지난해 6월 개정된 선거규정에 따라 선거 90일 전에는 기부금품 제공이 묵인되기 때문이다.
선거는 ‘민주주의 꽃’이라고 한다. 어떤 식으로든 꽃을 꺾고, 시들게 하는 행태는 민주주의에서 용납될 수 없다. 아울러 특정 후보 비방을 위한 네거티브 전략 또한 원천 차단돼야 할 것이다.
비겁하게 이긴 승자 보다 정정당당하게 패한 후보가 더 기억에 남는 법이고, 더 나아가서는 정정당당하게 이긴 후보가 더욱 더 빛나는 법이다. 순간의 영광을 위해 유권자들에게 때 아닌 관심과 선물 공세를 펼치는 것, 그것은 차라리 아니 한 것만 못한 일이다.
서울세무사회 회원들은 분명 알고 있을 것이다. 이번 선거에 나올 것으로 알려진 예비후보들은 저 마다 훌륭한 인품과 경륜을 소유한 사람들이며, 세무사회를 대표할 수 있는 인품을 지닌 분들이다.
회원들은 이미 이를 인정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출마가 예상되는) 후보 각자가 안절부절 못해 스스로의 격을 무너뜨리는 상황이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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