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김철원 교수 |
예부터 국토 면적이 작고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는 인재가 자원이라고 했다. 인재는 더 많은 창조력과 추진력을 의미한다. 교단에 서다보면 가끔 학생들의 엉뚱한 생각에 놀라곤 한다. 자율성을 인정하고 개성을 중시하는 교육환경 속에서 성장한 인재들의 이야기는 끝이 없다. 대한민국 관광산업의 미래는 그들의 상상력이 이끌게 될 것이다.
사실 창조관광은 우리 주변에서 이미 소개되고 있다. 관광산업은 1, 2차 산업, 의료, 문화콘텐츠, IT 등 여타 분야와 결합을 통해 그 영역을 넓혀왔고, 복잡해지는 관광시장 환경은 끊임없는 분화, 융합과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이 모두 창조산업의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는 관광의 현상이다.
2008년 유네스코의 창조도시 네트워크에서 채택한 창조관광의 정의는 관광지 고유의 예술이나 문화유산, 역사, 장소의 특성 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체험하고, 그 문화를 계승하며 살아가는 지역민과의 관계를 형성하는 여행이다. 그동안 체험관광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것과 유사하다. 다만 관광에서의 이동은 그들의 생활권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관광 목적지를 ‘향하여 가는 것’(toward)이라는 점에서 현대인들의 능동적이고 목표지향적인 생활 태도의 반영으로 볼 수 있다.
일부 학자들은 관광경험을 통해 관광객의 잠재적인 창의성이 계발되는 것을 창조관광으로 보기도 하며, 국내에서는 창조관광의 개념이 더욱 확장되어 (유희로 간주되던) 기존의 관광이 예술, 기술, 문화콘텐츠, 의료 등 다양한 분야와 결합하여 시너지를 창출하는 고부가가치 융복합형 산업으로 정의되고 있다.
현재 서울시는 유네스코 디자인 창의도시로, 경기도 이천은 유네스코 민속예술도시로 선정되어 이미 창조관광 목적지로서 가능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태백의 폐광은 체험공원으로 재탄생하였고, 문래동의 버려진 철재 상가는 예술 창작촌으로 거듭났다. 방치된 지역의 잠재된 고유성이 콘텐츠와 결합하여 새로운 가치가 ‘창조’된 것이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하고 있는 전통문화유산의 관광자원화 방안인 문화재 활용이라는 개념도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
한국관광공사는 창조관광사업을 기존 관광산업과 연계하여 창조성, 혁신성, 개방성, 기술성 등을 기반으로 새로운 가치와 시너지를 창출하는 관광형 벤처기업을 육성함으로써 관광 분야의 일자리 창출, 관광산업의 혁신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으로 정의했다. 한 걸음 나아가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관광 분야의 창의적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며, 환경친화성과 사회통합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창조관광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관광형 벤처기업을 육성한다'는 목표 아래 창조관광사업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어 조만간 가시적 성과들이 관광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도외시되던 관광지의 본질에 콘텐츠와 기술을 가미하여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재창조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회는 언제나 우리 주변에 있다. 1000만 명의 외래관광시대를 맞이하여 한국관광산업이 새로운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창조관광의 가치를 좀 더 인식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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