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급한 증권사, 남일 보듯 하는 정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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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3-18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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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일수독박 수질무성(一手獨拍, 雖疾無聲)이란 구절이 있다. 한비자의 '공명편'에서 유래한 말로 한 손으로 홀로 치면 아무리 빨리 쳐도 소리가 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를 후세 사람들이 '고장난명'이라고도 불렀다.

지난 13일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개정안 국회 정책토론회를 바라본 기자는 고장난명이라는 사자성어가 떠올랐다. 자본시장의 급한 마음에도 불구하고 국회의 시선은 너무 느긋했기 때문이다. 선거를 앞두고 야당의원이 3명 참석했을 뿐, 여당의원은 한 명도 오지 않았다. 의원들의 불참에도 토론회가 열린 의원회관 대회의실에는 김석동 금융위원장부터 박종수 금융투자협회장, 김봉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과 함께 증권사 및 관련기관 직원들로 가득 찼다. 350석 규모인 대회의실에는 500여명이 몰렸다.

이날 토론회에서 금융투자업계는 자본시장법 개정이 한시도 지체할 수 없는 당면과제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개정의 열쇠를 쥔 의원들은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에 내려간 상태였다. 18대 국회 임기 내 자본시장법 개정안 처리를 기대했던 금융투자업계 사람들은 한숨만 내쉴 뿐이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가 지연되면서 금융투자업계의 속은 더욱 썩어들어가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의 무관심도 컸지만 금융투자업계의 준비도 허술했다. 총선을 앞두고 선거에 쏠리게 될 정치권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의 시급성만 생각했지 상대방도 없이 한 손으로 홀로 빨리 박수를 치려 했던 셈이다.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정치권과 함께 손바닥을 제대로 마주치려면 상대방의 일정과 입장도 고려해야 했을 것이다. 기대와 희망이 컸다면 정책토론회에 앞서 정치권과 먼저 손뼉을 마주치려는 작업을 우선했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아쉬움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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