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넘쳐나는데 "전세 다 어디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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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3-31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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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매 기피·저금리 기조 장기화 임대업자 월세 선호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 서울 용산구에 전용면적 84㎡ 아파트를 갖고 있는 이정민(자영업자·40)씨는 지난 1월 세입자가 이사를 가겠다고 해 부동산중개업소에 월세로 집을 내놓았지만, 아직까지 임차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2년 전과 같은 가격의 월세로 임대를 내놨는데도, 세입자들이 대부분 월세를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이다.

#. 서울 영등포구에 같은 크기의 아파트를 갖고 있는 박성호(직장인·42)씨는 지방으로 직장을 옮기게 돼 살던 집을 전세로 내놨다. 집을 내놓자 마자 중개업소에서 연락이 와 하루 만에 세입자와 계약을 맺었다. 2년 전과 비교해 전셋값이 25%나 올랐는데도 전세 물건이 귀하다보니 바로 세입자를 구할 수 있었다.

전세시장이 다소 안정 기미를 보이고 일부 지역은 전셋값이 하락하고 있지만, 여전히 아파트 전세 물건은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금융시장의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매매 기피현상이 지속되면서 자금 여력이 있는 유주택자들이나 임대사업자들이 전세보다 월세(보증부 월세)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월세로 집을 내놓은 이씨의 경우 중개업소를 방문하니 같은 동에 같은 크기의 아파트 월세 물건이 20개가 넘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씨는 보증금을 조금 깎더라도 전세 전환은 하지 않을 생각이다. 은행에 맡겨봐야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은행 평균 예금금리는 지난해 12월 연 3.77%에서 지난 1월 연 3.75%로 0.02%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월세로 임차를 할 경우 보통 7% 이상의 이율로 책정하게 된다.

세입자의 경우 부담이 큰 월세보다는 전세를 선호하지만 전세 물건 품귀현상으로 전셋값이 너무 올라 어쩔 수 없이 월세를 선택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최근 월세 거래량이 증가한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다세대·다가구 중심이던 월세가 최근에는 아파트까지 확대되고 있다.

20일 서울시가 제공하는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서울시내 아파트 월세 거래 건수(신고일 기준)는 1만3660건이었으나 지난해에는 2만7765건으로 두 배 늘었다. 올해 들어서도 3월 20일 현재 아파트 월세 거래 건수는 5626건에 이르고 있다.

전세의 월세 전환 증가로 전세 품귀현상이 빚어지다보니 전세가비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올 2월 기준 서울 전세가율은 51.2%로 50%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매매 기피현상과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는 한 전세의 월세 전환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다세대·다가구 중심이던 월세가 최근에는 아파트까지 확대되고 있고, 전세 부족으로 전세가 비율은 더 오를 수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전세 수요가 매매로 전환하기 위한 시장 활성화 대책을 서둘러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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