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 [미국 PGA투어 홈페이지]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타이거 우즈(37·미국)에게 지난 2년6개월13일(923일)은 시련의 연속이었다. 의문의 교통사고, 성추문, 이혼, 부상, 부진, 그리고 옛 코치의 사생활 폭로….
웃는 낯보다는 어둡고 찡그린 얼굴을 많이 보여주었던 ‘골프 황제’ 우즈. 그가 모처럼 환한 표정으로 갤러리들에게 우승답례를 했다. 2009년 9월13일 미국PGA투어 BMW챔피언십 이후 30개월만에 들어보는 우승컵이다.
“그동안 힘들었다. 이 순간 정말 기분 최고다. 열흘 앞으로 다가온 마스터스가 흥분되고 기대된다.” 우즈는 우승 직후 자신의 감정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이제 기다림은 끝났고 다시 우승행진이다’는 속내가 가득 담긴 코멘트다.
2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GC(파72). 우즈는 그가 여섯 차례나 우승한 투어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총상금 600만달러) 최종라운드에 1타차 선두로 나섰다. 추격자는 2010년 셰브론월드챌린지에서 그에게 역전패를 안긴 그레엄 맥도웰(북아일랜드).
전날 우즈가 갤러리 소란으로 티샷 OB를 내며 더블보기를 한 탓에 최종일 ‘1타차 승부’는 긴박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그 예상은 첫 홀에서 빗나갔다. 맥도웰이 벙커를 전전하며 더블보기를 한 것. 맥도웰은 단 한 차례도 벌어진 타수차를 좁히지 못하고 우즈의 우승을 지켜봐야 했다.
3∼4타로 앞서던 우즈는 15번홀에서 우승을 확신했던지 환하게 웃었고, 18번홀에서는 파퍼트를 성공한 후 주먹을 몇차례 흔들며 존재를 과시했다. 우승상금은 108만달러(약 12억2800만원).
우즈는 이 대회에서만 7승째를 올렸다. 투어 통산으로는 72승째다. 세계랭킹도 지난주 18위에서 6위로 끌어올렸다. 그가 랭킹 6위를 한 것은 지난해 5월25일 이후 10개월만이다.
우즈는 이번주 휴스턴오픈은 건너뛰고 다음달 5일 시작되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골프토너먼트에 출전한다. 우즈는 마스터스에서 2008년 US오픈 우승 이후 묶여있는 메이저대회 승수추가에 나선다. 우즈는 메이저타이틀 14개로 이 부문 역대 2위다.
우즈는 마스터스에서 이번 대회에 불참한 세계랭킹 1, 2위 루크 도널드(잉글랜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그린 재킷’을 다툴 것으로 보인다. 마스터스 통산 네 번째 우승을 노리는 ‘왼손잡이’ 필 미켈슨(미국)도 그의 적수다. 이번 대회 우승 여세를 몰아 마스터스까지 제패하면 골프팬들은 “우즈가 완전히 살아났다”고 평가할 것이다.
케빈 나(29·타이틀리스트)는 합계 5언더파 283타로 어니 엘스(남아공) 등과 함께 공동 4위를 차지했다. 엘스는 휴스턴오픈에서 우승해야 지난 18년간 연속으로 출전해온 마스터스 티켓을 받을 수 있다.
노승열(21·타이틀리스트)은 2언더파 286타로 공동 20위, 위창수(40·테일러메이드)는 이븐파 288타로 공동 29위, 최경주(42·SK텔레콤)는 2오버파 290타로 공동 36위를 기록했다.
<우즈의 주목할만한 기록>
------------------------------------------------
구분 내용 역대랭킹
------------------------------------------------
메이저 타이틀 14개 2위
미PGA투어 승수 72승 3위
동일대회 다승 7회 2위
동일대회 연속우승 4년 1위
20대 때 우승 46회 1위
------------------------------------------------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