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헌금을 내면 총리와의 만남을 주선할 수 있다고 권유한 당 재무책임자의 동영상에 이어 캐머런 총리가 공관에서 정치헌금 기부자들에게 저녁 식사를 대접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26일 더타임스와 텔레그래프 등 영국 언론들은 보수당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총리가 작년 거액의 정치헌금을 낸 기부자들과 공관에서 몇 차례 저녁식사를 대접했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는 보수당 전 재무책임자인 마이클 스펜서도 함께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 자리가 정치헌금을 조건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며 총리 취임 이후 사적인 저녁 식사에 공금을 쓴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관에서 정치헌금 기부자들과 저녁식사를 했다는 사실이 추가로 드러남에 따라 캐머런 총리는 곤혹스러운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그는 하루 전 BBC와의 인터뷰에서 정치헌금 권유 동영상과 관련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당차원에서 조사를 벌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캐머런 총리는 지난주 2012~2013년 예산 발표 이후 연금수급자와 중산층으로부터 ‘부자들의 이익만 대변한다’는 비판에 직면한 처지여서 이번 스캔들은 더욱 부담이 되고 있다.
이번 사태는 보수당의 재무책임자인 피터 크루다스가 위장 접근한 선데이 타임스 기자에게 총리와의 만남을 조건으로 정치 헌금을 권유한 영상이 보도되면서 시작됐다.
크루다스는 리히텐슈타인의 재단 관계자라고 신분을 속인 취재진에게 “1년에 25만 파운드(한화 약 4억 5000만원) 정치헌금을 내면 총리와 단독으로 만나 관심사를 물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상이 공개된 직후 “허풍을 떤 것”이라고 해명하며 당직에서 사퇴했다.
보수당은 이에 대해 크루다스가 재무책임자로 임명된 지 3주밖에 되지 않아 자신의 역할을 잘 이해하지 못해서 생긴 일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야당인 노동당은 보수당 차원의 조사는 신뢰할 수 없으므로 독립 조사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공세를 펴고 있다.
에드 밀리밴드 노동당 당수는 “캐머런 총리가 국회에 나와 정치헌금 기부자와 나눈 대화의 내용을 자세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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