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9시1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0.17% 내린 2만9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9일부터 시작된 약세가 3일째 이어지고 있고, 한화증권과 키움증권, 맥쿼리 등의 창구에서 매도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30일 "일본 정부와 채권단이 엘피다 매각을 위해 실시한 예비 입찰에 참가해 입찰제안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예비입찰에는 SK하이닉스를 포함해 미국 마이크론·인텔, 일본 도시바, 대만 포모사그룹 등 5개 업체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엘피다는 지난 1999년 일본 히타치와 NEC의 D램 사업부가 통합돼 설립된 회사로, 올 2월 D램 업황부진에 따른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법원에 파산보호(법정관리와 비슷한 절차)를 신청했다. 일본 정부와 채권단은 추가 자금지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엘피다 매각을 결정했다. 이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30일 주가는 4.10% 하락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과도한 우려라는 의견을 쏟아냈다.
김형식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까지 일본지방 법원은 엘피다를 어떤 방식으로 파산보호 신청에서 구제할지 결정하지 않았고, 수많은 시나리오가 존재하기 때문에 하이닉스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향후 일본 엘피다 파산보호 신청 뉴스에 따라 주가는 변동폭이 커질 수 있지만, 중장기 펀더멘털(기초체력)에는 큰 변화가 없기 때문에 주가 하락시 매수하는 게 좋다"고 추천했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하이닉스 입장에선 경쟁사들이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는 관심없소’ 라고 결론을 내리고 뒷짐질 이유가 없는 상황이라, 구속력 없는 1차 입찰에 참여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옵션이 훨씬 많다"며 "실제 인수여부와 관계 없이 경쟁사들의 동향을 체크하기 더 수월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엘피다 실사를 통해, 장단점 및 시너지 효과, 인수조건 등을 파악함으로써 중장기적 전략을 수립하는데 여러모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선택"이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이번 입찰제안서 제출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과감한 전략적 선택으로, 오히려 긍정적으로 평가되며 당일 주가하락은 불확실성 부각에 따른 과민한 반응"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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