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I 규제완화" 총선 표심 한방에 바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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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4-04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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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권자들 압박에 새누리 황우여 후보만 총대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4·11 총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치권이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 문제로 딜레마에 빠졌다. 서울·수도권 부동산 표심이 총선 심판용으로 'DTI 카드'를 꺼내 총선 후보자들을 압박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정치권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눈치만 보고 있다. 가계부채 악화와 금융권 부실 등을 이유로 내세운 금융당국과 정부의 DTI 규제 완화 반대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가장 부담이 큰 정당은 여당인 새누리당이다. 황우여 원내대표만 DTI 규제 완화의 '총대'를 멘 상태로 나머지는 모두 입을 닫고 있다. 민주통합당이 강남권 재건축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표심에 아무런 대책 없이 박원순 서울시장만 압박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새누리당은 당초 DTI 규제 완화를 총선 공약에 넣을 예정이었다. 지난 2월까지만해도 거의 확정적인 듯했다. 하지만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의 거센 반발에 당론으로 채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인천 연수구에 출마한 황우여 원내대표가 DTI 규제 완화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오면서 불씨가 재점화됐다. 그는 지난달 27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부동산 거래 침체로 고통받는 서민을 달랠 최선의 방안을 찾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며 "DTI 완화가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원내대표의 발언은 현재 부동산업계가 내세우는 주장과 비슷하다. 실제로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써브가 2010년 8개월간 DTI 규제를 완화한 당시와 지난해 3·22 대책으로 다시 규제를 강화한 11개월간을 비교한 결과, 서울·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이후 13.8%, 인천은 15.8% 각각 거래가 줄었다. 월평균 거래량은 1149건 감소했다. 서울·수도권 집값도 크게 떨어졌다. 3·22 대책 이후 1.76% 하락했다.

이러한 통계를 빌미로 부동산 업계는 총선을 앞두고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DTI 규제 완화를 정치권 심판용으로 삼아 경종을 울리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강남권 재건축단지 한 주민은 "수도권 아파트 수급관계를 보면 진작부터 집값이 올랐어야 하는데, 차별적 징벌 규제인 DTI 규제로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금융위와 기재부의 반대 입장이 강경해 정치권 표심을 얻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900조원에 이르는 가계 부채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DTI를 풀어 빚을 더 내게 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언급해왔다. 부동산 거래 활성화라는 명목으로 규제를 풀었다가는 가계부채 증가를 부채질하는 악수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새누리당이 DTI 규제 완화를 당 차원의 공약에 넣지 못한 것도 가계부채 악화를 부추기는 정당이란 비난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총부채상환비율(DTI)=대출 상환액이 소득의 일정 비율을 넘지 않도록 제한하기 위한 것으로 서울·수도권에서만 비율이 제한되고 있다. 현재 강남 등 투기지역은 40%, 투기지역 외 서울은 50%, 인천과 경기 60%로 정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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