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읽는 중국경제> 中 신주발행제 개혁…효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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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4-12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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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지난 해 10월 말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수장에 취임한 궈수칭(郭樹淸) 주석이 중국 증시 개혁의 칼을 빼 들었다. 이를 위해 그는 이미 증감위 처장급 이상 간부 41명의 인사교체를 단행해 조직 정비까지 나섰다.

무엇보다 증감위가 야심 차게 내놓은 것은 지난 청명절 연휴 기간 발표된 중국 신주발행제 개혁안(초안)이다. 과도한 차오신(炒新 신주 투기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증시를 대대적으로 정비하기 위함이다.

현재 중국 증시에는 기업 상장 첫날 주가가 뻥튀기됐다가 이후 급락하는 현상이 비일비재해 신주에 투자해 손해를 보는 개미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다.

선전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2012년 2월까지 상장 당일 오름폭이 100% 이상인 주가는 모두 34개지만 이중 현재 주가가 상장 당일 마감가를 웃도는 것은 단 1개뿐이다. 나머지 주가는 평균 23.1%씩 떨어졌다. 상장 당일 신주를 매입한 개미투자자들의 60% 이상이 손실을 본 것으로 집계됐다.

신주발행제 개혁안에는 △신주발행가 산정 시 일반 투자자 참여 확대 △ 오프라인 신주 청약비율 50% 이상 확대 △ 구주매출 허가 △ 3개월로 묶인 오프라인 청약자의 신주 매각제한기간 취소 △ 지나치게 높게 산정된 발행가 재심사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를 통해 일반 투자자에게 기업공개(IPO)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한편 신주 유통물량을 확대해 신주 발행가격을 낮춤으로써 맹목적인 신주 투기 현상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부적인 조치를 살펴보면 각종 취약점도 발견돼 신주발행제 개혁제도가 실제로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우선 신주공모가 산정 시 IPO 주간사가 추천한 투자경험이 풍부한 개인투자자 5~10명을 참여토록 했다. 개인투자자를 발행가 산정에 참여시키는 취지는 좋다. 그러나 이들은 IPO 주간사가 추천한 투자자들이다. ‘개미투자자 대표’가 아닌 ‘IPO 주간사 꼭두각시’로 전락할 수 있다.

또한 오프라인 청약자(대부분 기관투자자)의 신주 매각제한기간을 취소해 신주 유통량을 늘림으로써 신주 가격을 낮추겠다는 의도지만 오히려 정반대로 매각제한 기간의 구애를 받지 않게 된 기관투자자들이 신주 투기를 부추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밖에 발행가 기준 주가수익률(PER)이 업계 평균 PER의 25%를 넘지 않도록 하고, 이를 넘을 경우 해당 이유를 공개하고 증감위의 발행가 재심사를 받도록 했다. 그러나 업계 평균 PER의 기준이 모호한 데다가 업계 평균 PER의 25% 이하로 제한하는 것은 너무 소극적 조치라는 평가다.

실제로 중국인 대다수는 이번 개혁안 발표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중국상장사여론센터에 따르면 네티즌 약 4만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70% 이상이 개혁강도가 약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현재 A주 증시 상장을 앞둔 기업들은 벌써부터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발행가를 합리적으로 산정하지 못해 최악의 경우 증감위로부터 무한 반복적으로 재심사만 받다가 상장이 엎어지는 비극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중국 증시가 선진 증시를 따라잡기엔 갈길이 먼 만큼 더 많은 개혁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중국 속담에 ‘新官上任三把火’라는 말이 있다. 새로 부임한 관리가 처음에 의욕넘치게 일한다는 뜻이다. 궈 주석의 이번 증시 개혁의지가 하루 이틀에 끝나지 않고 이어져 향후 중국 증시가 점진적으로 성장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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