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호무역 '주의보'… 韓 산업계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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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4-16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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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영·이혜림 기자) 미국의 보호무역이 한국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최근 미국이 자국기업 보호조치를 강화하면서 세계 각국과 갈등을 낳고 있는 가운데 한국 기업도 반덤핑관세 부과 등 직·간접적 위험에 직면한 것이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유럽 등으로 번질 조짐도 보여 수출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에 대한 우려도 자아낸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대미 냉장고 수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미국 상무부가 두 회사의 하단냉동고형 냉장고(프렌치냉장고)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부터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이달 말 반덤핑관세 부과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이번 문제는 지난해 미국 가전업체 월풀의 제소에 따른 것이다. 월풀은 한때 미국 프렌치도어형 냉장고 시장 점유율에서 30% 가량을 차지했지만 한국 업체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반덤핑관세가 최종 확정되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등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 상무부의 결정은 제로잉에 기반한 잘못된 방법으로 이뤄졌다"며 "이런 기준을 적용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미국밖에 없기 때문에 충분히 WTO에 제소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제로잉(Zeroing)은 수출가격이 내수가격보다 낮으면 그 차이를 그대로 인정하지만 수출가격이 내수가격보다 높으면 마이너스로 마진을 매기지 않고 0으로 계산하는 방식이다.

이들은 대미 수출 냉장고 가격 인상도 고려 중이다. 수출가격을 올리면 미국 시장 내 판매량이 타격을 입게 되지만, 반덤핑 관세부담을 최대한 낮추는 게 최선이라는 판단에서다.

미국 상무부는 삼성전자 냉장고 덤핑률이 한국산 제품 5.16%·멕시코산 15.95%, LG전자 냉장고는 한국산 15.41%, 멕시코산 30.34% 라고 발표했다. 이에 LG전자는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물량을 줄이고 다른 나라의 공장으로 분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미국과 중국간 보호무역 갈등으로 한국 기업에 불똥이 튈 위험도 제기된다.

미국이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대한 반덤핑관세를 추진하면서 한국산이 중국산을 대체하는 '반짝 특수'가 예상되기도 하지만 역효과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에 태양광 소재를 수출하는 한국 기업의 경우, 매출 감소가 전망되기 때문이다.

OCI의 경우, 잉리·선텍·트리나솔라 등 다수 중국 기업과 장기공급계약을 맺고 있어 이러한 위험 대상에 회자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이우현 OCI 부사장은 "중국이 미국에 파는 태양전지보다 미국이 중국에 파는 태양광 관련 제품 매출이 3배나 많은데 미국 상무부가 무엇을 얻기 위해 반덤핑관세를 적용하겠느냐"며 가능성을 낮게 봤지만 미국 상무부가 이미 보복관세를 부과하기로 예비 판정을 내린 상태다.

미국의 이러한 보호무역이 태양광 전통시장인 유럽으로 번질 우려도 나온다. 독일의 태양광산업 1위 기업인 Q-Cells가 이달들어 파산을 신고하는 등 유럽 태양광 산업의 침체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프랑스 정부가 유럽산 태양광 부품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유럽 내 보호주의 경향이 고개를 드는 형국이다.

시장 전문가는 "미국을 중심으로 태양광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될 것이 우려된다"며 "경우에 따라서 수혜가 점쳐지기도 하지만 단기적일 뿐 중국에 쏠린 화살이 한국에도 향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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