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같았으면 고민 없이 다른 최신 휴대폰으로 쉽게 갈아타겠지만 이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기존에는 조금 비싼 요금제를 선택하면서 최신의 휴대폰을 얻는 것이 관행이었지만 변화가 올 조짐이다.
통신사의 약정에 얽매이지 않는 합리적인 통신 소비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기존에 쓰던 휴대폰으로 저렴한 요금제에 가입해 유심만 꽂아 쓰는 ‘유심족’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유심족들은 기간 통신사의 약정에 얽매일 필요 없이 싼 요금제를 골라 쓰면서 서비스를 이용하다 다른 좋은 조건의 요금제를 발견하면 다시 갈아탄다.
기간통신사업자의 망을 빌려 같은 품질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동통신재판매(MVNO) 사업자들은 저렴하고 차별화된 요금제로 유심족들을 잡기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15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의 망을 빌려쓰는 MVNO 한국케이블텔레콤(KCT)은 이달 들어 새로운 요금제를 선보였다.
음성 요금을 이통사대비 20~30% 할인하는 기본료 3300원, 5500원, 1만1000원의 요금제가 기본으로 자율요금제가 눈에 띈다.
자율요금제는 음성과 문자, 데이터 기본 제공량이 정해져 있는 것과 달리 전체 금액 내에서 구분 없이 자유롭게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점이 차별화 포인트다. 2만4000원, 3만4000원, 4만4000원 등으로 기존 이통사와 비교해 각각 34%, 25%, 23%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KT 망을 임대하는 CJ헬로비전의 유심요금제도 2만원, 3만원, 4만원 요금제로 기존 이통사보다 1만4000원이 싸다.
CJ헬로비전의 가입자는 서비스를 시작한지 3개월만에 3만3000명을 넘어섰고 이 중 40%가 넘게 유심요금제를 사용할 정도로 이용이 확산되고 있다.
이같은 유심 요금제는 6월 이후 더 저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5월말 망을 빌려 쓰는 비용인 도매대가 재산정으로 MVNO들의 운신의 폭이 커질 조짐이기 때문이다.
5월부터는 휴대폰과 이동전화요금을 별도로 구매할 수 있어 단말기 가격 경쟁이 격화되고 유심족도 보다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쓸만한 중고폰을 구입해 약정 없이 쓰는 경우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에는 단말기 할부원금과 이동전화요금이 합쳐져 월 요금이 부과되면서 단말기 가격과 통신비가 뚜렷이 구분되지 않았었지만 따로 구매할 수 있게 되면서 각 서비스의 가격이 보다 명확해질 전망이다.
이처럼 통신 소비 선택의 폭이 보다 넓어지면서 합리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다.
MVNO들은 앞으로도 보다 다양한 요금제를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KCT 관계자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로 시장의 수요를 계속 발굴해 새 요금제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면서 “도매대가 산정 이후 더 좋은 조건의 요금제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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