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은 이날 성명에서 김 총장이 이날 열린 세계은행 이사회에서 경쟁자였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나이지리아 재무장관을 누르고 차기 총재로 선출됐다고 발표했다. 이어 “최종 후보에 오른 인사들이 그들의 자질을 반영, 각기 다른 나라로부터 지지를 받았다”면서 “이는 새 총재의 역할과 세계은행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활발히 논의하는 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사회 투표권을 장악한 미국이 김 총장을 후보로 지명했을 때부터 김 총장이 총재로 선임될 가능성은 매우 높았다. 하지만 이웨알라 장관이 세계은행 총재는 이제 개발도상국에서 뽑혀야 한다면서 세계은행의 변화를 주문했다. 중남미와 아프리카 지역 국가에서 이웨알라 장관을 공개 지지하면서 경쟁 양상도 보였다.
이전 세계은행 총재 11명이 모두 금융이나 외교분야 전문가로 백인이 주류를 이뤘다. 하지만 김 총장은 한국계이며 금융 쪽 경험은 거의 없었다. 김 총장이 지명됐을 때 의외의 반응이 우세했다.
김 총장은 로버트 졸릭 현 총재의 뒤를 이어 오는 7월1일부터 5년간 총재직을 수행한다. 김 총장은 중남미 등의 빈민지역에서 결핵이나 에이즈 퇴치를 위한 의료구호활동으로 국제적으로 명성을 쌓았다. 20여년간 하버드대에서 교수로 재직한 김 총장은 결핵 퇴치와 국제 의료활동에 앞장섰다. 그는 세계보건기구(WHO) 에이즈국장, 하버드 의대 국제보건·사회의학과장도 역임했다. 김 총장은 2009년에 다트머스대 제17대 총장으로 선출돼 ‘아이비 리그’의 첫 한국계 총장이 됐다. 서울에서 태어나 5세 때 부모와 함께 아이오와주에 이민한 김 총장은 브라운대학을 나온 뒤 하버드대에서 의학박사와 인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세계은행은 직원 9000명의 거대 국제기구다. 작년 기준으로 2580억 달러를 각국에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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