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지인이 물었다. 르노삼성 SM3를 사려고 하는데 언론에서나 주변에서 하도 이런 얘기가 나오다 보니 불안해서다. 판매 감소에 신차 부재, 공장 가동 중단, 구조조정까지…. 현상만 보면 르노삼성은 분명 위기다. 2010년만 해도 내수 점유율 10%, 3위였던 브랜드가 어느덧 점유율 3%대에 5위까지 밀려날 처지에 놓여 있다. 르노삼성 딜러들도 중고차 가격에 영향을 받지 않을까 우려하는 기존 고객의 전화를 종종 받는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르노삼성차를 사도 괜찮다. 차만 마음에 든다면 아무런 문제 없다. 위와 같은 기업 관련 문제는 소비자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확신한다.
르노삼성의 최근 부진은 내수 경기 악화와 그에 따른 신차 부재다. 지난해 말 출시한 상대적으로 비주력 모델인 뉴 SM7의 판매가 월 500여 대로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걸 제외하면 나머지 SM3와 SM5, QM5 3종은 경쟁 브랜드의 신모델 출시에 비해선 오히려 ‘선방’하는 편이다. 차 자체의 경쟁력이 떨어진 게 아니다. 10년 연속 소비자만족도 1위를 기록한 게 이를 증명한다. 오히려 4개 차종만으로 이만큼 선전한 과거 10년이 기적에 가깝다.
국내 일각에선 모회사인 프랑스 르노그룹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한다. 지역경제 발전에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는 부산 공장의 위축 우려 때문이다. 하필 모회사인 르노그룹도 유럽의 경영난 때문에 긴축 재정 상황이다. 불황 때 구태여 막대한 자본이 들어가는 신차를 투입할 여력은 없다. 하지만 카를로스 곤 회장이 이끄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총 803만대를 판매, 글로벌 3위를 기록했다. 불황 때문이지 회사 재정건전성 및 능력은 변함 없다.
프랑수아 프로보 사장이 올 초 발표한 원가절감 및 긴축재정은 현 경영상황에 비춰볼 때 맞는 방향이다. 대대적인 공세는 신차가 나오는 주기에 맞춰 하면 그만이다.
르노그룹은 23일 개막한 중국 ‘2012 베이징모터쇼’에서 SM7(현지명 탈리스만)을 선보였다. 곤 회장이 직접 나섰다. 내수 불황을 중국이란 신시장서 해결해보겠다는 취지다. 전량 부산 공장에서 수출된다. 그룹 차원에서 르노삼성의 그룹 내 입지에 대한 충분한 고민이 있었다는 반증이다. 섣부른 언론보도나 루머에 현혹될 필요 없다. 르노삼성은 아직, 소비자가 불신하기에는 아까운 브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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