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칼럼> 기업생존, 상생이 답이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2-04-24 07:03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박세준 한국암웨이 대표이사

매년 4월 말이면 전 세계적으로 한 시간 동안 전등 끄기 행사가 벌어진다. 작년만 해도 128개국 4000여개의 도시가 공식적으로 이 행사에 동참했다고 하는데, 사실 이 행사의 기획 의도는 에너지 절약보다는 ‘빛 공해’에서 야생동물을 보호하자는 데서 시작됐다. 화려한 도시의 조명으로 인해 야생동물의 생체리듬이 깨지고, 먼 거리를 이동하는 철새들도 밤낮 구분이 안돼 경로를 잃어버리는 일이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생태계 보호를 위한 ‘공존’을 통해 궁극적으로 인간의 ‘생존’을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하루에도 수많은 기업들이 생과 사를 오가며 생존의 사투를 벌인다. 기업 경영이 이뤄지는 공간도 생물의 생태계와 마찬가지다. 필자와 같은 많은 CEO들이 항상 ‘어떻게 생존하느냐’ ‘어떻게 지속 가능하게 할 것인가’ 를 고민한다. 그리고 최근에는 ‘상생’이 화두가 되고 있는데, 나는 바로 이 ‘상생’ 이야말로 생존의 한 키워드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우리 회사의 예를 들어 자랑을 좀 해보고자 한다. 한국암웨이는 지난 2010년부터 GDP(Global technology Development Project)라는 이름으로 국내의 ‘뛰어난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들이 수출을 통해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건강기능식품이나 화장품에서 뛰어난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어떻게 마케팅해야 할지, 어떻게 해외에 제품을 판매해야 할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회사들이 많다. 이들에게 암웨이가 가진 글로벌 유통망과 마케팅 능력, 그리고 세계시장에 대한 분석력을 빌려주는 것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푸드네트워크 등 정부와 공공기관도 우리의 이런 파트너십에 함께 하며 환영하고 있다.

이런 프로젝트는 경영학에서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이라고 부른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기업이 연구∙개발∙상업화 과정에서 대학이나 다른 기업∙연구소 등의 외부 기술과 지식을 활용해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이다. 우수한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상용화 경험 부족, 자본력과 글로벌 인프라 결핍이라는 한계를 지닌 중소기업이 글로벌 기업과 함께 함으로써 연구개발 기간을 줄이고 단기간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시스템을 한마디로 하면 ‘나를 여는 것’이다. 그리고 같이 살자는 것이다. 한국암웨이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진행하면서 글로벌 유통망과 기술력 및 마케팅 능력 등 핵심경쟁력을 개방과 나눔의 대상으로 내놓았다. 파트너인 중소기업들 또한 자신의 핵심 기술력을 내놓았다. 불필요하거나 한물간 경쟁력이 아니라, 지금 당장 세상에 통하는 핵심경쟁력을 서로 개방하고 나눔으로써 ‘새로운 경쟁력’이 만들어지고 둘 다 같이 생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자기에게 불필요하거나 유행이 지난 것을 개방하고 나누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대기업이 자신에게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경쟁력(그것이 현물자산이든, 지식자산이든)을 중소기업에 개방하고 나눠주더라도, 그것이 중소기업의 자생력으로 자라나긴 힘들다. 불필요한 경쟁력을 물려받은 중소기업은 용케 성공하더라도 대기업이 ‘이미 간 길’을 따라가 결국 레드 오션에 이르게 될 뿐이다.

지금 우리 경제가 갈망하는 상생의 기업생태계는 결국 누군가 이미 간 길을 되풀이해서 가는 것이 아니라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찾는 것이고, 거기에 합당한 열린 마음을 갖는 것이다. 상생이 바로 생존의 답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