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L> 토레스, 10분간 찾아온 기회 '꽉' 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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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4-25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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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CL> 토레스, 10분간 찾아온 기회 '꽉' 잡다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팬들과 현지 언론은 그에 대해서 '구단 역사상 최악의 영입'이라며 평가절하했다. 하지만 그는 중요한 순간에 빛을 발하며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첼시는 25일 새벽(이하 한국시각 기준)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프 누에서 열린 2011~2012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샤')와 '2-2'로 비겼다. 지난 19일 홈인 영국 런던 스탬포드브리지에서 열린 4강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를 거둔 첼시는 이번 경기서 비기며 최종전적 1승1무(최종스코어 '3-2')로 결승전에 진출했다.

이날 홈팀 바르샤는 압도적인 경기를 펼치면서 끊임없이 첼시를 위협했다. 경기종료 후 측정된 이날 경기의 볼 점유율이 82-18이었을 정도다. 바르샤는 선제골은 물론 추가골도 뽑으면서 첼시를 '0-2' 궁지로 몰았다. 전반 37분에는 첼시 주장인 존 테리가 알렉시스 산체스의 허벅지를 고의로 때렸고, 결국 테리는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다. 첼시는 점점 궁지에 몰렸다.

전반 종료 직전 테리의 주장 완장을 받은 프랭크 램파드의 패스와 하메리스의 슈팅이 정확하게 이어지면서 만화점을 얻긴 했지만 첼시는 경기 후반부까지 바르샤에 '2-1'로 뒤쳐졌다.

후반 35분 교체로 늦게 그라운드를 밟은 첼시의 토레스는 첼시가 이날 경기서 팀의 패색이 짙던 순간에 골을 넣으며 소속팀을 웃게 했다.

토레스는 역습 찬스에서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맞았고 단독 드리블 돌파로 바르샤 골키퍼를 따돌리며 여유있게 동점골을 터뜨린 것이다. 최종전적 '1승1무'(최종스코어 3-2)로 결승전에 오르는 팀을 첼시로 확정하는 골이었다.

들쭉날쭉한 경기력으로 실전 활용 가치가 떨어져 팬들에게 질타받고 감독의 신임도 얻지 못한 토레스였다. 한국의 축구 팬들도 '토레기'('토레스'와 '쓰레기'를 합성해 만든 은어)로 부르는 것을 서슴지 않을 정도로 혹평이 컸던 토레스는 디디에 드로그바가 그의 포지션에서 빼어난 활약으로 호평받으며 입지가 좁아져갔다. 그라운드에 오르기보다 벤치를 지킬 때가 많았다.

이번 경기서도 토레스는 역시 쭉 벤치를 지켰다. 그가 투입된 순간은 무릎 부상서 갓 회복한 드로그바가 오랜 출전 시간에 지쳐 힘든 모습을 보일 때다. 그에 대한 지휘관의 평을 짐작할 수 있도록 하는 반증이다.

그렇지만 토레스는 약 10여분간 누비면서 결정적 순간에 일을 냈다. 지난 홈경기서 '1-0'으로 승리하며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에 의해 동점골을 넣지 않아도 결승 진출은 가능했지만, 아직 결승 진출 희망을 갖던 바르샤의 추격 의지를 부숴버린 골이었다. 사실상 '통합 1골차 리드'던 첼시는 '통합 2골차 리드'로 유리한 입장에 섰다. 경기 종료까지는 불과 5분도 남지 않을 때다.

토레스는 경기 이후 인터뷰를 통해 "이런 게 축구다. 전력이 강하다고 해서 항상 승리한다는 보장은 없다"며 "지난 한 주,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결승전에 일부 주전들이 출전 못하나 승리한다는 믿음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시즌 내내 혹평을 받으며 벤치를 지키던 그는 매우 오랫만에 밝은 모습으로 카메라를 바라봤다. 결승전에서 토레스가 나올 수 있을 지 기대된다.

[사진 = 토레스, 첼시 공식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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