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인권변호사 천광청 문제로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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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4-2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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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5월초 제4차 미중 전략경제대화 개최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 중국 시각장애 인권변호사인 천광청(陳光誠)이 미국 정부의 보호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이 곤란한 입장에 처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영국 BBC 방송은 가택연금 중 탈출한 천광청이 미국의 보호 아래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인권단체인 ‘대화(對華)원조협회(China Aid Association)‘도 최근 천광청이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의 보호를 받고 있다며 현재 미중 양국 고위급 관리가 천광청의 신변 안전 문제를 둘러싸고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주중 미국 대사관과 미국 국무원 측은 천광청이 미국 대사관에 있다는 사실을 강력히 부인했지만 관련 소식은 더욱 확대되고 있는 형국이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천광청이 이미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신문은 만약 미국 정부가 천광청의 망명을 도와주거나 보호하고 있다면 이는 과거 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당시 중국 반체체 인사인 중국인 물리학자 팡리즈(方勵之)가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에 망명을 요청한 사건이 또 다시 재현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중국 당국에 의해 반혁명죄 수배령이 내려진 팡리즈는 미국 대사관에 피신해 있었으며, 미중 양국 간 13개월 간의 지리한 협상 끝에 미국으로 무사히 건너간 바 있다.

신문은 5월 초 열리는 제4차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 북한 핵문제, 시리아 사태 등과 관련해 중국의 협조를 구해야 하는 미국은 대중 외교에 있어서 또 다시 곤란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고 전했다.

지난 2월 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부주석의 방미를 앞두고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시 공안국장이 주 청도 미국 영사관에 망명을 기도했을 때에도 미국 당국은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을 피하기 위해 왕리쥔의 망명 신청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아시아 소사이어티 오빌 쉘 주임은 “왕리쥔 망명 사건 당시 미국은 매우 신중한 입장을 취하며 침묵했다”며 “그러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방중을 코 앞에 둔 시기에 미국은 천광청 문제에 대해서 아무런 태도 표명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클린턴 장관은 그 동안 지속적으로 중국 정부에 천광청 변호사의 석방을 요구해 온 대표적 인사다.

프랭크 자누지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정책국장은 “해외에 소재한 미국 대사관은 기술적으로 말하면 미국의 영토에 속한다”며 “천광청이 미국 영토에 있다면 미국 정부는 마땅히 그와 그의 가족을 보호하고 그가 안전히 도피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 책임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법률을 제쳐두고라도 미국은 천광청의 신변 안전을 확보하고 그를 잘 대해줘야 하는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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