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대출·고의파산..저축은행 오너들은 '양파 껍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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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5-07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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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실 책임자 엄단..특단의 대책 절실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지난 1년 동안 지속돼 왔던 저축은행 부실 사태는 ‘모럴헤저드(도덕적 해이)’의 결정판으로 불릴 만하다.

대주주와 경영진의 사금고로 전락한 저축은행은 불법과 비리 행위를 저지르기 위한 도구에 불과했다. 저축은행업의 존재 가치에 의구심이 들 정도다.

지난 6일 영업정지를 당한 솔로몬·미래·한국·한주저축은행도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마자 그동안 은폐돼 왔던 비리들이 줄줄이 드러나고 있다.

저축은행이 진정한 서민금융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부실 책임자를 엄단하는 한편 건전성 강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7일 검찰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4개 저축은행에 대한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은 이날 솔로몬·미래·한국·한주저축은행의 본점과 대주주 및 경영진 자택 등 30여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들 저축은행의 불법·부실 대출, 정·관계 로비 의혹 등을 파헤치기 위해서다.

검찰 수사는 이제 갓 시작됐지만 이미 드러난 모럴헤저드 행태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업계 1위였던 솔로몬저축은행의 임석 회장은 경영상태가 양호했던 계열사를 고의로 파산시켜 파산배당금으로 30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임 회장이 소유하고 있던 40억원대 고가 아파트를 부인한테 명의 이전하는 방식으로 재산을 빼돌렸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의 비리 행각은 엽기에 가까울 정도다. 김 회장은 미래저축은행으로부터 1500억원대 불법대출을 받아 리조트를 인수하고 광산 개발업체 CNK에 미래저축은행 돈으로 투자하는 등 저축은행을 철저히 사금고로 활용했다.

심지어 김 회장은 영업정지가 임박한 지난 3일 회삿돈 200억원을 몰래 인출해 중국으로 밀항하려다가 덜미를 잡혔다. 검찰은 김 회장에 대해 밀항단속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상태다.

윤현수 한국저축은행 회장은 동일인 한도를 초과하는 불법대출을 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김인순 한주저축은행 대표도 대주주와 다수의 대출자들에게 수백억원대 불법대출을 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들 저축은행이 저지른 불법 행위가 지난해 검찰 수사를 통해 드러난 저축은행들의 비리 규모에 못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금융당국과 업계의 시각이다.

법원은 불법대출과 분식회계 등을 저지른 박연호 부산저축은행그룹 회장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유동천 제일저축은행 회장과 그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이화영·김택기 전 열린우리당 의원,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 정형근 전 새누리당 의원 등도 법원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에도 부실 책임이 있는 대주주와 경영진, 정·관계 인사들이 무더기로 기소를 당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저축은행 관련 비리가 근절되기 위해서는 불법 행위에 연루된 이들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분명히 물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애꿎은 고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과 예금보험공사는 불법 행위자의 은닉 재산을 환수하고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등 엄단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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